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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작가는 23일 낸 장문의 입장글에서 “최근 원작 소설가가 블로그를 통해 ‘고려거란전쟁’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 기사화되고 이것이 와전되어 시청자들에게 많은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 제 입장을 전달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고려거란전쟁’은 KBS의 자체 기획으로 탄생했으며 처음부터 제목도 ‘고려거란전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소설은 ‘고려거란전쟁’을 태동시키지도 않았고 근간을 이루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정우 작가는 “저는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했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며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며 시작부터 다른 길을 갔고 어느 장면 하나 일치하는 것이 없다. 그건 원작 소설가가 가장 잘 알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우 작가는 “자신의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다른 작가의 글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 한다”며 불쾌감도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이 드라마를 어떻게 구성하고 이끌어가는지는 드라마 작가의 몫이다. 저는 제 드라마로 평가받고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로 평가받으면 되는 일”이라면서 “굳이 이런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영광도 오욕도 모두 제가 책임질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못된 정보들이 진실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자 원작 소설 작가인 길승수 작가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드라마 감상평을 적은 게시물을 올리면서 이정우 작가를 공개 비판했다. 길승수 작가는 누리꾼들이 게시물에 단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달면서 “대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정말 한심하다”, “다음 주부터는 작가가 정신을 차리길 기원한다”, “대하사극이 아니라 정말 웹소설 같았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현종)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등의 언급을 했다.
길승수 작가는 이날 ‘고려거란전쟁’ 측이 드라마 탄생기를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내자 블로그에 “웃기지도 않는다”는 글을 추가로 올리면서 향후 작품 참여 과정을 자세히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