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의 星별우주]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 ‘슈퍼아이’를 아시나요?

30여명 연구자들 모여 극한 환경에서 우주 관측하는 망원경 개발 도전
보다 간편하고, 멀고,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
  • 등록 2020-02-01 오전 9:30:04

    수정 2020-02-01 오전 9:30:0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 몸에서 ‘눈’은 중요한 기관입니다. 옛 선조들은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眼十中九)’이라는 사자성어로 그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눈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생활을 가능케 하는 기본 요소입니다.

과학에서도 새로운 ‘눈’이 있습니다. 바로 망원경입니다. 망원경은 미지의 공간이던 별과 같은 천체나 우주 속 공간을 관측하도록 해주는 기본 요소입니다. 최근 한국천문연구원을 중심으로 30여명의 국내 연구자들이 힘을 합해 극한의 환경에서도 우리 몸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개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바로 ‘슈퍼아이(Super Eye)’라는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관측 플랫폼 ‘슈퍼아이(Super Eye)’ 기술.<자료=한정열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장>
‘슈퍼아이’는 잘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먼 우주 공간을 보기 위해 개발된 망원경은 인류 기술이 발달하면서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더 멀고, 더 선명하게, 더 편리하게 우주 공간을 관측하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은 극한의 환경에 도전하는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지구 속에는 극한의 환경이 존재합니다. 가령 남·북극은 일년 내내 추우며, 한해의 절반은 해가 계속 떠 있습니다. 극 지방은 습도가 거의 없다고도 알려졌습니다. 한 번 상상해 보세요? 6개월 동안 해가 계속 떠 있으면 어떨까요? 또 습도가 거의 없다면 어떠할까요?

사실 이러한 환경은 관측이나 연구에 좋은 환경입니다. 습도가 거의 없으니 수증기로 인한 천체의 왜곡된 비침(산란) 현상도 없을 것입니다. 산란이 없으면 보다 선명하게 관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도시속 빛들로 인해 주변이 환해 관측이 하늘이 밝게 빛나는 ‘빛공해’도 없고, 바람이나 먼지도 없습니다.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류는 우주에 망원경을 올려서 우주 공간을 관측하려는 시도를 추진해왔습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입니다. 우주는 극저온의 환경이고, 공기가 없고, 온도 차가 심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연구자들은 새로운 ‘눈’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비결은 조각거울, 적응광학기술, 담금격자 분광기 기술, 실리콘카바이드 집적회로, 통신 가변빔 안테나 기술에 있습니다.

우주 공간을 보려면 망원경 구경을 더 크게 만들어 물질의 모습을 반사시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거대한 반사경을 만들기 위해 1개의 큰 거울을 쓰기도 하지만 가격을 낮추고, 관측을 효율화하기 위해 작은 거울들을 이어 붙여 거대한 반사경을 만들기도 합니다. 마치 잠자리의 눈처럼 망사형 구조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 흐름은 이처럼 조각거울로 10미터급이나 30미터급의 거대 반사경을 만드는 것이 추세입니다. 연구진은 조각거울을 이용해 빛을 더 많이 모으고, 더 먼 우주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적응광학기술’입니다. 천체는 지구 대기로 인해 우리가 실제 관측할 때는 흔들리거나 정확하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고, 이미지를 고정하여 선명하게 보는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천체로부터 전달되는 빛의 신호를 더 자세히 연구할 수 있도록 빛을 나눈다는 의미의 분광 기술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분광할 수 있는 핵심 소자로서 담금격자를 개발하려 하며 소재의 굴절률 특성을 사용해 더 작은 장비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입니다.

극한의 환경에서는 이에 견딜 소재 개발도 필수적입니다. 우주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용화된 제품과 달리 극한의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우주등급’에 부합하는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연구진은 실리콘카바이드 집적회로(SIC)라는 소재로 튼튼하고, 오래 우주에 견디게 할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는 통신도 필수적입니다. 관측만 잘하고, 실제 결과를 볼 수 없으면 안되겠죠? 가변빔 안테나기술을 활용하면 통신을 좀 더 쉽게 하고, 데이터를 통신할 수 있게 됩니다.

연구자들은 힘을 모아 함께 한계를 돌파하는 연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눈’이 구축되면 행성이나 위성 관측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사용됐으나 실제 산업현장에서 파급효과도 크겠죠? 극한 환경을 관측하기 위해 나선 이들의 도전이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편은 한정열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정열 센터장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주관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슈퍼아이 브릿지(Bridge)’사전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우주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주는 먼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들의 경쟁과 각종 우주기술 발전으로 민간우주여행시대가 열리고 있다. 관광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 처리, 장례식장, 별똥별 이벤트 등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인류의 노력도 계속 진화 중이다. 우주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극한 환경의 우주에 최적화된 첨단 우주 기술들은 필수다. 세계 각국은 광활한 우주시장 선점을 위해 열띤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우주 관련 기술, 우주의 역사,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주 개발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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