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이상 띄우기 프로젝트…내가 해야된다는 사명감 느꼈다"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 출간
고등학교때 부터 이상 '덕후'
"이상 세계적으로 알릴 고군분투 펼칠 것"
  • 등록 2020-09-24 오전 6:00:00

    수정 2020-09-24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시인 이상을 세계적인 예술가의 반열에 올리기 위한 제 본격 이상 띄우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 미술, 문학까지 두루 섭렵한 제가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죠.”

지난 6월 5년에 걸친 ‘그림 대작 사건’을 두고 대법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조영남(76)이 3개월만에 신간 ‘보컬그룹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혜화1117)로 돌아왔다. 가수, 화가로 알려진 조영남이 책으로, 그것도 시인 이상에 관한 책을 썼다니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을 수도 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가진 조영남은 “책은 내 60년 덕질의 끝판왕”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이번 책을 쓰게 된 것은 대작 사건으로 칩거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우연히 들은 말러의 3번 교향곡 때문이었다. 그는 “3~4년전 아침에 일어났는데 말러의 교향곡 3번을 듣고 순간 전율이 왔다”며 “이상의 작품을 보며 수없이 느꼈던 것과 비슷한 전율을 느꼈다”고 전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세계 각 분야 최고의 천재들과 이상을 견주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쌓았는지 알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책에서 이상은 피카소·니체·아인슈타인·말러와 5인조 보컬그룹을 만들어 공연을 펼친다. 각 멤버들은 이상이 리더인 이 보컬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오디션을 치른다. 이 과정에서 피카소의 입체미술보다, 니체의 실존주의 철학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보다, 또 말러의 교향곡보다 이상의 업적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다.

조영남의 이상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그는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이상의 소설 ‘날개’를 읽은 후 ‘이상 덕후’가 됐다. 그는 “남이 보기에 어려운 시를 쓰는 작가를 안다면 폼 나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이상을 추종하게 됐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후 7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조영남은 이상의 거의 모든 작품을 섭렵할 정도로 그를 존경한다고 했다. 그는 이상의 여러 작품을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이미 10년 전에는 평생 숙원이었던 이상 작품 풀이집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한길사)를 펴내기도 했다.

책을 시작으로 조영남은 공연, 전시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상 띄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조영남은 이상이 쓴 ‘이런 시’를 가사로 삼아 작곡한 노래 ‘이런 시’를 연주해 불렀다. 또 그는 이상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신간 제목과 같은 이상 기념전도 연다. 책에 수록된 그림을 비롯해 이상을 주제로 그린 그림 30여점이 걸린다. 그는 “죽을 때까지 이상을 세계적 인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가수 조영남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리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신간 ‘보컬그룹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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