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스팩 길목지키기 나섰다

  • 등록 2010-07-12 오전 9:27:05

    수정 2010-07-12 오전 10:31:36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올초 비정상적 과열이라는 평가를 받다 현재는 공모가 근처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스팩(SPAC)을 일부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어 눈길이다.

세제상 문제 등으로 설립뒤 1년이 되는 오는 12월부터 실제 설립 목적대로 합병이 현실화되고, 합병에 앞서 시장에서 합병작업에 대한 루머들이 흘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시장보다 앞선 도입된 미국의 경우 스팩은 투자자들에게 평균 30% 이상의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병이 스팩의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단하고 길목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사는 12일 오전 8시37분 실시간 금융경제 뉴스 터미널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및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에 출고된 것입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또는 마켓프리미엄을 이용하시면 이데일리의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열탕냉탕 오가다 조용해진 스팩

지난 3월 대우증권스팩과 미래에셋스팩이 연달아 주식시장에 첫 선을 봰 직후 스팩은 비정상적이라 평가될 정도로 후끈 달아 올랐다.

미래에셋스팩이 두 배 넘게 올랐고, 대우증권스팩(121910) 역시 40%대의 급등세를 탔다. 합병이 가시화된 것도 아니고 시간이 꽤 필요한 데도 기대감으로 오른 것. 이에 스팩이 투기화할 수 있다는 염려가 일었고, 감독당국도 나섰다. 스팩의 구조가 자세히 알려지면서 이같은 열기도 가라 앉았다.
 
그런데 이후에는 반대로 스팩이 철저히 외면당하는 반대의 비정상적 상황이 연출됐다. 신한스팩1호(122690)가 한 때 공모가보다 17.5% 하락한 것을 필두로 우리스팩1호와 동양밸류스팩도 5% 넘게 공모가를 하회한 것. 사실상 원금보장형이라 그닥 하락할 위험이 없었는 데도 그랬다.

교보-KTB스팩 등 일부 스팩은 공모에 나섰다 시장 상황을 이유로 철회하기도 했다.

이같은 냉온탕을 거쳐 현재 스팩은 어느 정도 공모가 안팎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스팩과 현대증권스팩이 각각 공모가보다 28%와 12% 높게 형성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공모가의 2% 범위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동부·KTB자산운용, 스팩 큰 손 부상

이러는 사이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스팩주들을 조용히 걷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부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이다. 이 둘은 공모주 청약 당시 참여한 것은 물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자 추가 매수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9일 현재 동부자산운용은 우리스팩1호와 신한스팩1호, 동양밸류스팩, 히든챔피언스팩 등 4개 스팩에 대해 적게는 10.54%에서부터 많게는 18.47%까지 보유하고 있다.

우리스팩1호를 18.47%, 히든챔피언과 신한스팩1호는 각각 16.84%와 16.69%, 그리고 동양밸류에 대해 10.54%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히든챔피언과 신한스팩, 그리고 동양밸류에 대해서는 각각, 1%포인트와 3%포인트씩을 더 사들여 현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동부는 이외에 현대증권스팩과 미래에셋스팩도 공모주 청약에 참여, 각각 7.13%와 5.56%를 보유하고 있고, 최근 국내 처음으로 공모 스팩펀드까지 내놓고 스팩 시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

KTB자산운용 역시 스팩 편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상장된 신영스팩1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고, 히든챔피언도 15%를 보유하고 있다. 또 대우증권스팩에 대해서는 추가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12.06%에서 13.16%로 높였다. KTB는 이와 함께 신한스팩1호와 우리스팩1호 역시 각각 14.55%와 15%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상장 초기 스팩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미처 채워넣지 못한 것을 최근에 채워 넣고 있은 것"이라며 "최근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방경직성+주가 상승 촉매 `합병` 가시화

스팩이 보유한 하방경직성과 조만간 가시화될 합병이 추가 매수 사유로 꼽힌다.

스팩은 합병전까지는 공모자금의 대부분을 외부신탁기관에 보관하게 된다. 최근에는 공모자금을 100% 예치하는 스팩도 생겨났다. 외부신탁기관 계정에서 때마다 이자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원금은 충분히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스팩투자자는 36개월안에 스팩이 합병을 통한 M&A에 실패할 경우 신탁된 예치금을 지분율에 비례해 돌려받도록 돼 있다. 시중금리에 따라 실질금액이 낮아질 수는 있어도 명목상으로는 불어난 자금을 돌려 받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원금보장형에 가깝고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주가는 충분히 매수할 만한 매력이 있다.

앞서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스팩1호의 경우 한 때 공모가를 크게 밑돌 정도로 비정상적 상황에 처하기도 했으나 결국은 이같은 특성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대해볼만 한 것은 주가 촉매제인 합병이 가시화될 시기가 다가온다는 점이다. 스팩은 설립뒤 언제든지 합병이 가능하지만 국내법상 1년 이내에 합병이 이뤄질 경우 차익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현재 합병이 진행중인 스팩은 없고, 선발 스팩들이 설립된 오는 12월께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상 기업체 선정 등의 사전 작업이 이뤄줘야 하고, 이는 합병 전에라도 시장에 알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9월께부터 스팩이 관심을 갖는 기업체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올초 과열까지 빚었던 합병에 대한 기대감도 생겨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이 스팩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추진해 온 만큼 어쩡쩡한 기업을 합병하겠느냐는 심증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스팩 한 관계자는 "1호가 성공해야 2호도 준비할 수 있는 것아니냐"면서 "사정이 그렇기 때문에 대상 기업 선정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가을 바람과 함께 스팩이 다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지 관심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