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증가하는데..사법리스크에 손발 묶인 삼성

ARM·필립스 등 굵직한 매물 쏟아져..경쟁 업체 관심↑
삼성전자도 인수 검토..사법리스크에 의사 결정 차질
대형 M&A 4년 넘게 중단..글로벌 경쟁 뒤처질 우려
  • 등록 2020-08-11 오전 6:05:00

    수정 2020-08-11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사법 리스크’ 장기화에 발목을 잡히면서 미래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과 같은 신규 투자가 절실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장기화에 손발이 묶인 채 미래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삼성전자의 대규모 M&A 등 신규 투자가 지연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IP)기업 ARM홀딩스(ARM)와 네덜란드 가전 기업 필립스의 소형가전사업부 등이 글로벌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두 회사는 각각 반도체와 소형 가전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예상 매각가는 ARM이 최대 49조원, 필립스가 4조원 수준이다. 이들 기업의 M&A 결과에 따라 업계 지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언급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업체들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가전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가 이들 기업에 대한 M&A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RM을 인수해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거나 대형 중심의 가전 포트폴리오를 소형까지 확대해 미래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경쟁사 손에 들어갈 경우 삼성전자의 관련 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견제 차원에서도 M&A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RM은 애플과 엔비디아, 필립스는 LG전자(066570)와 하이얼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이번 관심이 실제 인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수조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위해 결단해야 할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 위기에 놓이는 등 정상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면서 관련 의사 결정도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나선 대형 M&A는 2016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2017년 이후 4년 가까이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M&A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간 대규모 M&A를 발판 삼아 반도체 등의 주요 사업에서 외부 인재와 기술을 수혈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온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법리스크 장기화에 발목을 잡혀 대규모 M&A 등 신규 투자에 지속 차질을 빚을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경쟁 업체는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미래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 대규모 M&A 등 투자를 위해서는 총수의 책임 있는 판단이 필수적인데 현재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장기간 검찰 수사에 시달리면서 미래 준비를 위한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다양한 변수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미래 대응에 속도를 높이는 경쟁사와 달리 삼성전자의 속도는 줄어들고 있어 시장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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