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IP)기업 ARM홀딩스(ARM)와 네덜란드 가전 기업 필립스의 소형가전사업부 등이 글로벌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두 회사는 각각 반도체와 소형 가전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예상 매각가는 ARM이 최대 49조원, 필립스가 4조원 수준이다. 이들 기업의 M&A 결과에 따라 업계 지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언급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업체들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가전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가 이들 기업에 대한 M&A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RM을 인수해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거나 대형 중심의 가전 포트폴리오를 소형까지 확대해 미래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경쟁사 손에 들어갈 경우 삼성전자의 관련 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견제 차원에서도 M&A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RM은 애플과 엔비디아, 필립스는 LG전자(066570)와 하이얼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법리스크 장기화에 발목을 잡혀 대규모 M&A 등 신규 투자에 지속 차질을 빚을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경쟁 업체는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미래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 대규모 M&A 등 투자를 위해서는 총수의 책임 있는 판단이 필수적인데 현재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장기간 검찰 수사에 시달리면서 미래 준비를 위한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다양한 변수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미래 대응에 속도를 높이는 경쟁사와 달리 삼성전자의 속도는 줄어들고 있어 시장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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