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출판그룹(NPG)가 발행하는 세계 최고 권위 과학전문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가 2011년 올해의 과학기술로 선정했고, 2015년에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크리스퍼 카스 나인(CRISPR-Cas9)을 최고 과학기술로 선정했다. 2020년에는 노벨화학상에 선정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유전자 가위 기술은 계속 진화 중이다. 과거 1세대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FN), 2세대 탈렌(TALEN) 기술이 활용됐고, 이후 3세대 크리스퍼 Cas9 기술과 4세대 크리스퍼 Cpf1(CRISPR-Cpf1)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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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스웨덴 우메오 대학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박사와 미국 UC버클리대학의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팀이 화농성연쇄상구균이 가지고 있는 CRISPR-Cas9 시스템의 작동원리와 구성요소를 밝혔고, 시험관 수준(in vitro)에서 크리스퍼 Cas9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들은 2020년 유전질환 치료 및 식량 증대를 위한 작물개발 연구 등 인류에게 큰 영향을 준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현재 크리스퍼는 카스 나인에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지난 201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교정연구센터 김용삼 박사팀이 크리스퍼 Cpf1(CRISPR-Cpf1)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운 유전자 가위인 Cpf1은 Cas9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로 체내 전달이 쉬우며 낮은 오프-타깃 효과(비표적유전자를 교정하는 효과)를 가져 안정성이 높다. 특히 유전자 치료에 적합한 강점을 지닌다. 다만 유전자 교정 효율이 낮다는 유일한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표적유전자와 결합하는 가이드 RNA의 말단을 엔지니어링해 교정 효율을 높여주는 CPF1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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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 국내 기업 툴젠 등은 미국에서 특허 분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2013년 3월 이전까지 먼저 발명 출원한 사람에게 특허권을 부여하는 선발명주의를 택했었지만, 이후 법이 개정돼 먼저 특허 출원을 한 사람에게 특허권을 부여하는 선출원주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UC버클리는 원핵세포를 적용한 기술을 2012년 5월 가출원했고, 인간세포를 적용한 툴젠은 같은 해 10월 가출원했다. 브로드연구소는 진핵세포를 적용해 가장 늦은 12월에 가출원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기술 특허 분쟁 이유로 크리스퍼 기술이 향후 기업의 이익에 많은 영향 끼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크리스퍼 시장은 2018년 6억5900만 달러(약 7446억원)에서 2022년 22억9800만 달러(약 2조5967억 원)로 급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드연구소에 의해 설립된 에디타스 메디슨은 크리스퍼 기업으로는 나스닥에 가장 먼저 상장했고, 빌게이츠가 설립한 비엔고라는 연구기금과 구글 벤처스로부터 1억2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우드 교수가 설립한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를 모태로 탄생한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도 나스닥에 상장했고, 노바티스로부터 1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노벨화학상 수상자 샤르팡티에 박사가 기술고문으로 있는 스위스 바이오벤처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독일 바이엘과 합작법인을 설립, 3억3000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한 원천기술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 특허로 등록되면서 미국에서의 특허 분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바이오협회 이계민 선임연구원은 “추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를 중심으로 등록을 선점해 나간다면, 툴젠은 아시아 크리스퍼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