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왜 붉게 떠오를까? [물에 관한 알쓸신잡]

바다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빛의 산란
  • 등록 2022-01-08 오전 11:30:00

    수정 2022-01-08 오전 11:30:00

[최종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2022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새해 일출을 보면서 새해 소망과 계획은 잘 세우셨나요?

애국가 영상의 배경화면 때문인지 일출이 만들어내는 붉은 기운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뭔가가 있는 듯합니다.

강원 강릉시 사천해변 앞바다에서 해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한 해의 첫 ‘해맞이’는 새해 소망을 비는 간절함까지 더해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축제처럼 열렸던 해맞이 행사는 유튜브로 대체됐지만 바다를 뚫고 검붉게 솟아오르는 해는 언제봐도 멋진 풍경입니다.

유튜브로 일출을 보니 현장감이 부족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일출 장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해가 뜰 때가 되면 검푸르던 하늘은 붉은색이 점점 진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해가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지요. 수면 위로 올라온 해가 높이 솟아오르면 주변 하늘은 붉은색이 옅어지고 푸른색이 진해집니다.

해가 뜰 때뿐만 아니라 해가 질 때도 하늘은 노을로 붉게 물듭니다. 그러고 보니 해가 지평선 근처에 있으면 어떤 현상에 의해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은 바로 빛의 산란 때문입니다. 빛의 산란은 빛이 어떤 물질과 충돌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빛은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물질에 의해 산란되거나 굴절되지 않으면 색깔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인데 프리즘이나 무지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산란과 굴절에 의해 빨주노초파남보의 다양한 색깔을 나타냅니다.

햇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할 때도 산란이 일어납니다. 햇빛은 대기층을 구성하고 있는 공기와 부딪혀 산란되면서 다양한 색깔을 나타냅니다. 빛이 산란되는 정도와 나타내는 색깔은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데 파장이 짧을수록 산란이 잘 일어납니다.

햇빛이 가진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 색깔 중 빨간색 파장이 가장 길고 보라색 파장이 가장 짧습니다. 따라서 햇빛이 지구 대기층을 통과할 때 보라색과 파란색 계열이 먼저 산란되고 빨간색과 노란색 계열은 산란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대기층의 긴 거리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해가 지평선 근처에 있는 일출과 일몰 때는 햇빛이 통과하는 대기층이 길기 때문에 쉽게 산란되는 파란색 계열은 우리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대기층을 통과하는 동안 산란돼 사라집니다.

산란이 잘 되지 않는 붉은색 계열은 긴 대기층을 통과해 우리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하늘이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한편 해가 높이 떠 있는 낮에는 햇빛이 통과하는 대기층의 길이가 짧아 파란색 계열의 빛이 사라지지 않고 전달되기 때문에 우리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햇빛의 산란에 의해 하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기층에 빛을 산란시키는 물질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하늘은 전혀 다른 색깔이 되기도 합니다. 달 표면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하늘이 항상 검은색인데 그 이유는 달에 대기층이 없어 빛이 산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출과 일몰이 붉은 이유. (이미지=최종수 박사)


대기층 밀도가 조금씩 높아지면 하늘색은 빛의 산란 정도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의 역순으로 색깔을 나타냅니다. 지구보다 훨씬 낮은 대기층 밀도를 가지고 있는 화성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하늘이 연한 보라색을 띠고 있습니다.

지구에서도 대기층의 두께가 얇아지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하늘색이 달라집니다. 에베레스트 정상 또는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하늘이 약간의 보라색 또는 검은색을 띠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가 지평선 근처에 있으면 하늘이 붉은색을 나타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일출과 일몰의 모습은 똑같을까요?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습니다.

일출은 노란색 계열의 색이 좀 더 강하고 일몰은 붉은색 계열의 색이 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몰이 더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대기 중에 빛을 산란시키는 물질이 새벽보다는 해질 녘에 많기 때문입니다. 오후에는 사람들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먼지도 많고 증발한 수증기도 많기 때문에 빛의 산란이 더 커져 붉은색이 강해집니다.

다만 사진만 보고 일출과 일몰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진은 노출 등 찍을 때의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사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촬영한 일출과 일몰 사진이 있다면 화려한 붉은색이 많은 게 일몰 사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녁노을이 예쁘면 그 다음날 날씨가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붉은 저녁노을이 생기기 위해서는 서쪽 하늘에 햇빛을 가리는 구름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주풍은 북서풍으로 대부분의 날씨가 북서쪽에서 오기 때문에 서쪽 하늘에 구름이 없다는 것은 그 다음날 날씨가 맑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새해 해맞이가 유튜브로 대체되면서 많은 분들이 댓글로 새해 소망을 빌곤 합니다. 새해에는 그 분들의 간절한 소망이 모두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최종수 연구위원(박사·기술사)은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University of Utah Visiting Professor △국회물포럼 물순환위원회 위원 △환경부 자문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물순환위원회 위원 △한국물환경학회 이사 △한국방재학회 이사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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