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고 돈벌고 '쇼테크族' 뜬다

불황에 자산가치 높은 金 구매증가
장난감·명품가방도 희소성 덕에 인기
  • 등록 2013-07-03 오전 9:07:30

    수정 2013-07-03 오전 10:00:17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대학생 이성기(가명·26) 씨는 건담 마니아다. 학생이라 돈이 넉넉치않은 탓에 조립품을 구입 후 완성품을 팔고 그 돈으로 다시 건담을 구입한다. 원하는 제품 구입을 위해서라면 장거리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키덜트(Kid+adult)’족이다. 최근에는 자신이 조립한 제품을 경매에 출품, 구매가격의 배 이상을 주고 거래했다.

#주부 최미경(가명·34) 씨는 최근 ‘금테크‘를 시작했다. 불황에 자산가치가 높아지며 금을 모으기 시작한 것. 처음에는 주로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했지만, 온라인몰에서도 상품보증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한 지금은 집에서 편하게 금을 구매한다.

상품구매를 넘어 재테크 차원에서 쇼핑을 즐기는 이른바 ‘쇼테크족’이 늘고 있다. 레고, 건담, 바비인형 등 소장가치가 높은 상품을 구매한 뒤 몇 배의 웃돈을 붙여 팔거나 명품가방을 구매하고 몇년 뒤 되파는 식으로 짭짤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과 은이 온라인몰을 이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았다.

금값이 뛰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11번가에서 판매된 대성금속의 계사년 뱀 은괴.
3일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11번가 내 순금과 순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40%, 4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자산가들의 투자종목으로 금이 떠오르자 온라인몰에서도 덩달아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금괴가 품귀현상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괴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11번가의 지난 4월 은괴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00% 이상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수요를 기록했다.

장난감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쇼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이정현은 1000만원 상당의 바비인형을 공개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검은색이나 빨간색 등 흔치 않은 머리색을 가진 바비인형은 더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한다. 건담은 마니아층이 두터워 완성품을 경매하는 사이트도 있다.

레고도 빼놓을 수 없는 쇼테크 수단이다. 지난달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회장이 개인 레고 장터인 ‘브릭링크’를 인수하자 ‘레테크(레고테크)’에 대한 쇼핑족들의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레고제품 소개 및 판매사이트에 따르면 2007년 우리돈 50만원 정도에 출시된 ‘스타워즈 울트라 밀레니엄 팝콘’은 현재 중고가가 290만원에 달한다. 이듬해 나온 ‘레고 타지마할’은 30만원하던 가격이 지금은 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단종된 레고 인기제품을 박스를 뜯지 않은 채 팔면 보통 30%에서 많게는 배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실제로 옥션 중고장터에서는 레고 중고상품이 220여개가 등록돼 있을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옥션의 전체 레고 판매량도 2011년 대비 245%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는 전년보다 약 85% 늘었다.

레고는 제품의 개봉유무, 포장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나 단종된 제품일수록 비싼값에 팔린다. 일반적으로는 1만번대(모델명) 제품이 인기가 높다. 브릭나라, 중고나라 등 레고 소개 및 판매사이트 취합.
한정판이나 명품을 이용한 쇼테크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5월 디아블로3 한정판이 발매될 당시 접속폭주로 온라인몰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정판에는 해골모양의 USB와 게임용 콘텐츠, 원화집DVD가 포함돼 골수팬들 사이에선 소장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발매 당시 가격은 9만9000원이었으나 현재 중고나라에선 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샤넬가방은 고가의 제품이지만 가격이 계속 상승해 ‘샤넬가방 구입=샤테크’로 불리기도 한다. 2008년에 300백만원 하던 샤넬 명품 가방은 현재 중고 시세가 400만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샤넬가방 외에도 에르메스 버킨백 등 명품가방을 이용한 재테크가 여성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황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쇼핑도 투자의 일부로 여기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제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추후 상품가치가 높아지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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