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미경(가명·34) 씨는 최근 ‘금테크‘를 시작했다. 불황에 자산가치가 높아지며 금을 모으기 시작한 것. 처음에는 주로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했지만, 온라인몰에서도 상품보증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한 지금은 집에서 편하게 금을 구매한다.
상품구매를 넘어 재테크 차원에서 쇼핑을 즐기는 이른바 ‘쇼테크족’이 늘고 있다. 레고, 건담, 바비인형 등 소장가치가 높은 상품을 구매한 뒤 몇 배의 웃돈을 붙여 팔거나 명품가방을 구매하고 몇년 뒤 되파는 식으로 짭짤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과 은이 온라인몰을 이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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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쇼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이정현은 1000만원 상당의 바비인형을 공개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검은색이나 빨간색 등 흔치 않은 머리색을 가진 바비인형은 더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한다. 건담은 마니아층이 두터워 완성품을 경매하는 사이트도 있다.
레고도 빼놓을 수 없는 쇼테크 수단이다. 지난달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회장이 개인 레고 장터인 ‘브릭링크’를 인수하자 ‘레테크(레고테크)’에 대한 쇼핑족들의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레고제품 소개 및 판매사이트에 따르면 2007년 우리돈 50만원 정도에 출시된 ‘스타워즈 울트라 밀레니엄 팝콘’은 현재 중고가가 290만원에 달한다. 이듬해 나온 ‘레고 타지마할’은 30만원하던 가격이 지금은 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단종된 레고 인기제품을 박스를 뜯지 않은 채 팔면 보통 30%에서 많게는 배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실제로 옥션 중고장터에서는 레고 중고상품이 220여개가 등록돼 있을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옥션의 전체 레고 판매량도 2011년 대비 245%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는 전년보다 약 8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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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가방은 고가의 제품이지만 가격이 계속 상승해 ‘샤넬가방 구입=샤테크’로 불리기도 한다. 2008년에 300백만원 하던 샤넬 명품 가방은 현재 중고 시세가 400만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샤넬가방 외에도 에르메스 버킨백 등 명품가방을 이용한 재테크가 여성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황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쇼핑도 투자의 일부로 여기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제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추후 상품가치가 높아지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