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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장르마다 그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이 있다. 뮤지컬에선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을 묶어 ‘세계 4대 뮤지컬’로 일컫는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레미제라블’은 네 작품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올랐다.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가 작곡을, 알랭 부빌이 극본을 맡아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했다. 1985년 영국 웨스트엔드로 무대를 옮긴 뒤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흥행을 이어갔다. 2012년엔 휴 잭맨·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한국에선 1996년과 2002년 오리지널 팀이 내한공연을 가졌다. 그러나 라이선스로는 오랫동안 만나기 힘들었다. 라이선스 초연은 2012년 이뤄졌고 2015년 앙코르공연을 했다. 뮤지컬의 대미를 장식하는 넘버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저항하는 촛불집회에서 불려 화제를 모았다.
‘캣츠’하면 빼놓을 수 없는 노래가 있다. 매춘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Memory)다. 뮤지컬을 보지 못한 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명곡이다. 오는 7월엔 오리지널 팀이 3년여 만에 내한해 국립극장 해오름무대에 선다.
‘오페라의 유령’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가스통 르 루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유령으로 불리는 정체불명의 괴신사와 그런 유령에게 사로잡히는 여자 가수 크리스틴 다에의 이야기다.
브로드웨이서 1988년 초연한 이래로 1만회 이상 공연을 이어가며 최장수 공연 기록을 갖고 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한때 결혼했던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먼의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선 라이선스와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으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다.
주인공이 동양인 캐릭터이기에 한국인 또는 한국계 뮤지컬배우가 해외 프로덕션에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았다. 1994년엔 배우 이소정이 브로드웨이에서 주인공 킴을 연기했다. 네덜란드 교포 전나영, 뉴질랜드 교포 박지현도 각각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프로덕션에서 주연을 맡았다. 한국에선 2006년 초연했다. 당시 킴 역을 맡은 김보경이 이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들 작품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영국 출신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80년대에 발표해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다. 그래서 이들을 ‘세계 4대 뮤지컬’로 부르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영미권에서 ‘매킨토시의 빅4’로 부르던 것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세계 4대 뮤지컬’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분명한 것은 네 작품 다 지금까지 전 세계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