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규씨 이달 초에 휴가도 있지 않아? 8월은 2번이나 쉬네.”
원해서 가는 것이 아님에도 남자라서 이득을 받는 것처럼 얘기하니 황 씨는 황당했다. 파라솔 아래서 즐기는 휴가와 땡볕 아래서 받는 훈련이 같은 취급이라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에게 이러한 시선은 만연했다. B의료기기 제조업체에는 ‘예비군에 가려면 연차 휴가를 사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우리가 뭘 누리고 있죠? 약학 대학 진학을 꿈꾸는 재수생 권형민(20·남)씨는 “자꾸 남자 보고 기득권이라고 하는데 박탈감 밖에 못 느끼고 있다”며 “서울에 있는 약대 정원이 668명인데 여대 인원만 320명”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20대 남성위한 정책은? 정부는 작년 27일 여성 안심 주택 공급이 포함된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공직선거법 제47조에 따라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할 때는 반드시 50% 이상을 여성으로 하고 홀수 순번에 배치해야 한다. 작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규 채용 공고와 서울창업허브,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의 창업육성프로그램에도 여성 가산점이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여성정책이 생겨야 한다는 것이 사회의 입장이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한국 사회는 남성 중심주의가 주류 이데올로기"라며 "때문에 여성 정책을 시행해 사회적인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페미니즘이란 일종의 상식이어서 그 자체에 저항한다는 것은 문화 지체 현상(물질 문화의 급속한 변동과 비교해 비물질 문화(제도, 관념, 의식, 가치관 등)의 완만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