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딜 막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강행..수정안 시급

행안부 26일 비공개 간담회서도 비판 일색
업계·학계 비판에도 묵묵부답..깜깜이 시행령 우려
동의받은 개인정보 추가 이용 어렵고 형사처벌까지
가명정보 결합절차 복잡..ICT 규제샌드박스보다 못해
  • 등록 2020-05-27 오전 6:53:26

    수정 2020-05-27 오후 11:16: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었지만,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은 법 취지를 망각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행안부 입장대로라면 △동의받은 개인정보 추가 이용이나 △그 자체로 개인임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 결합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크게 제한받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범정부 차원의 디지털 뉴딜 정책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평가받지 않으려면, 산업계·학계·법조계의 문제 제기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8월 5일 법 시행 전에 시행령 수정안을 재입법예고하거나 산업계와 학계 등의 의견을 수용해 입법 예고한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행령 외에도 고시와 세부 업무처리 방법과 절차가 명기될 해설서 및 가이드라인도 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 3법의 개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애기가 나온다.

행안부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비판..4차위 의견제시도 묵살

27일 업계에 따르면 행안부는 전날 개인정보보호법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시행령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모호해 기업의 데이터 활용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회적 기대와 달리 행안부 안대로라면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4월 29일 행안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데이터 3법 시행령 개정안 토론회 때도 제기됐고, 대통령직속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데이터옴브즈만을 통해 행안부에 전달한 기업들 의견도 비슷했다.

하지만 시행령 수정 요구에 행안부는 묵묵부답이다. 업계 관계자는 “행안부는 지난 토론회 때 나온 문제 제기를 수렴해 시행령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어떤 피드백도 없다”면서 “그냥 3월 말 입법예고 안을 아주 일부만 고친 뒤 규개위, 차관회의, 국무회의에서 밀어붙이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배(법)보다 배꼽(시행령)이 커졌다..법 취지 망각

업계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시행령 조항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심각한 조항은 지키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개인정보 추가 이용조건이다. 기업이 동의받은 개인정보의 추가 이용을 담은 조항(14조의2)인데, 행안부는 ①당초 목적과의 상당한 관련성 ②추가 이용 예측 가능성③제3자 이익 침해 방지④가명처리 의무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4월 29일 토론회에서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는 “법체계 대부분은 종합 고려형인데 이 조항은 요건 충족형이다. 이렇게 규정할 때 개인정보 추가이용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시행령은 법에서 정한 것을 다시 정하는 게 아닌 만큼 시행령 14조의2는 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났다는 얘기다. ‘고려’ 취지인 법과 달리 ‘요건’을 정한 시행령이 훨씬 엄격해졌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가명정보 처리 및 활용에 대한 제도가 시행돼도 법 시행 초기에는 리스크가 크고 비용 투자도 많아 당장 산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추가 이용이 관심인데 행안부 조항대로라면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가명정보 결합절차도 복잡..ICT규제샌드박스보다 못해

두 번째는 가명정보 결합절차에 대한 것이다. 행안부 시행령(29조의2)에서는 결합전문기관만 거치는 신용정보법과 달리 연계정보 생성기관과 결합전문기관 두 기관을 거쳐야 하도록 규정해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간소하게 의뢰기관이 직접 연계정보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과도 다르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를 것인가, 신용정보법을 따를 것인가 법률 쇼핑을 하게 될 우려도 크다.

특히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ICT 규제샌드박스에서 ‘모바일 고지서’를 허용하면서 본인확인기관이 이용자 동의 없이 주민번호를 연계정보로 일괄 변환하도록 허용하는 임시허가를 부여한 것과도 온도 차가 난다. 과기정통부는 규제개선 과제로 허용했는데, 행안부는 데이터 규제완화법 시행령에서 다시 규제를 만든 셈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결합된 정보를 결합전문기관내 물리적 공간에서만 분석해야하고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 역시 원활한 데이터 결합에 장애요인이다.

코로나19이후 기업체와 관공서들이 클라우드나 웹을 이용해 재택근무 등을 하는 상황에서 결합정보를 지정된 특정 물리적 공간에 직접 가서 분석하도록 제한한 조항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 업계는 결합전문기관의 결합과 검증을 마치면 자유롭게 반출해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조계 관계자는 “행안부도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안의 반출조항의 예외조항은 지우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 추가 이용이나 가명정보 결합 절차 조항을 수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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