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주말] 야생화 핀 가을 숲에서 탐스러운 하루

포천 국립수목원
한국관광공사 추천. 단풍과 함께 즐기는 야생화 가을 여행
  • 등록 2015-10-09 오전 9:15:00

    수정 2015-10-09 오전 9:15:00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의 가을 단풍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야생화가 핀 가을 숲에서 보내는 하루는 탐스럽다. 단풍이 내려앉는 계절일수록 들꽃은 귀한 자태를 뽐낸다. 국립수목원인 광릉 숲은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산림 생태계의 보고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숲은 540여 년간 보전된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야생화가 곳곳에서 얼굴을 내밀며 원시 숲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늦더위를 털어낸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은 모처럼 고즈넉한 숲의 면모를 선사한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 서둘러 몸을 떨군 잎들이 사각거리는 소리, 전나무 숲 사이로 선명한 윤곽을 드러내는 파란 하늘… 이 모든 것이 수목원의 가을을 단장하는 매개다. 가을 숲에서 시간은 다른 계절보다 한 템포 느리게 흐른다.

광릉 숲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조연은 야생화다. 정원 옆에, 숲 산책길에 소담스럽게 핀 야생화는 봄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다소곳하게 길손을 반긴다. 솔체꽃, 묏미나리, 버들잎엉겅퀴, 물달개비 등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야생화를 숨은 그림 찾듯 수목원 곳곳에서 조우한다.

국립수목원은 걸어서 둘러보는 데 3시간 남짓 소요된다. 양치식물원,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테마 식물원이 20여 개에 이른다. 수목원의 자랑거리인 전나무숲, 숲생태관찰로, 산림박물관, 백두산호랑이 등을 휙 둘러봐도 제법 발품이 필요하다. 이제 수목원 구경을 한 차원 높여본다.

광릉 숲에 핀 야생화에 눈길을 돌리면, 수목원에서 보내는 하루는 반나절이 오히려 아쉽다. 국립수목원 야생화 관람을 위해서는 방문자센터를 지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동선을 잡는다. 먼저 만나는 정원은 손으로 보는 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이다. 이 일대에서 솔체꽃, 물달개비 등을 찾을 수 있다. 논이나 연못 주변에 자라는 물달개비는 청보랏빛 수줍은 모습으로 고개를 떨군다. 깊은 산에서 핀다는 솔체꽃은 풍성한 연보랏빛 꽃잎을 뽐낸다. 이곳 수생식물원 주변으로 펼쳐진 수목원 풍경은 평화롭다. 수련, 부들, 마름 등 수생식물 200여 종을 한반도 모양으로 식재했는데, 연못과 하늘이 어우러져 깊은 전경을 만들어낸다.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의 묏미나리.


난대식물온실과 소리정원을 거쳐 산림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구절초 종류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방문객이 꽃 앞에서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눌러대는 곳도 이 길목이다. 바람이라도 한 줄기 지나면 꽃잎이 출렁이며 몸을 뒤척인다.

산림박물관에서는 살아 있는 숲과 야생화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영상과 전시물로 만날 수 있다. 산림박물관 야외 중앙에는 두메부추, 솔잎금계국, 용담 등이 흰빛, 노란빛, 자줏빛을 자랑하며 암석들과 어울려 테마별로 식재되었다.

희귀?특산식물보존원, 약용식물원 등 오밀조밀한 화원을 지나면 길은 산림동물보존원이 들어선 깊은 숲 산책로로 연결된다. 숨 가쁜 오르막길이지만 백두산호랑이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쉴 틈이 없다. 산림동물보존원에는 반달가슴곰, 늑대, 멧돼지 등 제법 활동적인 포유류와 조류 15종이 살고 있다.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한 전나무숲을 지나면 수목원의 휴식처인 육림호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수 주변으로 붉은 단풍이 내려앉았다. 쉼터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에도 가을 향이 담뿍 배어난다.

국립수목원의 탐스러운 가을 산책은 숲생태관찰로를 거니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숲생태관찰로는 숲을 있는 그대로 가까이 만나기 위해 숲 속에 조성된 나무 데크 길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버들잎엉겅퀴, 묏미나리 등이 ‘나도 좀 보고 가라’는 듯 머리를 내민다. 10월까지 피는 버들잎엉겅퀴는 자줏빛 모양새가 복스럽다. 묏미나리는 희고 좁쌀만 한 꽃잎이 아우성치듯 한데 모여 피었다. 숲길을 걷다 보면 후드득 가을 열매 떨어지는 소리가 청아하게 울리며 가을 향연을 돕는다.

가을, 광릉 숲을 걷는다는 것은 숲에 대한 사연까지 덧씌워 발길을 묵직하게 채운다. 조선 왕실은 세조의 능인 광릉을 중심으로 인근 숲을 능 부속림으로 지정해 조선 말기까지 철저히 보존했다. 그 숲에 5800분류군의 생물이 둥지를 틀며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는 터전을 만들어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광릉 숲 산새 탐험’ ‘신나는 초록 세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숲해설가들이 유치원생부터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수목원 해설을 돕는다. 수목원은 일?월요일과 신정, 설?추석 연휴에 휴관하며, 입장하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하다. 하루 입장객 수에 제한이 있으며, 단풍 시즌에는 예약이 붐비는 편이다.

국립수목원이 속한 포천 일대는 ‘가을 쉼표’를 던져주는 공간이 옹기종기 들어섰다. 신북면 허브아일랜드는 20여 개 허브 테마 공간으로 꾸며진 향기로운 마을이다. 허브식물박물관은 국내 최대 규모로 이색 허브 180여 종이 식재되었다. 허브 둘레길은 고즈넉해 가을 사색을 즐기기에 좋으며, 허브빵가게와 허브힐링센터 체험펜션 등도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은 국립수목원에서 허브아일랜드 가는 길목에 있다. 아프리카 소수민족의 다양한 공예품 외에도 수준 높은 조각 작품과 현지인의 이색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메모

△여행코스

▷1일코스=국립수목원(수생식물원-산림박물관-산림동물보전원-전나무숲-육림호-숲생태관찰로)→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 (

▷1박 2일 여행 코스= 국립수목원(수생식물원-산림박물관-산림동물보전원-전나무숲-육림호-숲생태관찰로)→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숙박)→허브아일랜드→산정호수→명성산

△가는길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5번 출구 대한생명 입구에서 21번 버스(20분 간격) 이용, 국립수목원 입구 하차.

▷버스= 의정부버스터미널 입구에서 21번 버스(20분 간격) 이용, 국립수목원 입구 하차.

▷자가용=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IC→퇴계원?구리 방면 47번 국도→광릉 방면 98번 지방도→국립수목원

△주변 볼거리= 평강식물원, 산정호수, 명성산, 천보산자연휴양림

경기도 포천의 물달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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