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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딸은 2017년 경주시청팀에 들어가게 됐고, 다음 해 가혹 행위와 폭행 등에 대해 너무 실망이 커서 운동을 더 못 하겠다고 해서 그만두게 됐다”며 “2017년 뉴질랜드 훈련을 갔을 때 ‘아빠 너무 힘들어, 나 운동 그만할 거야’ 하며 문자도 오고 통화도 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청팀에 다시 복귀한 이유에 대해 “1년을 쉰 뒤 감독이 이제 체중 관리나 이런 거에 대해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할 테니까 한 번 더 해보자고 말해서 숙현이도 내가 1년 쉬었으니 팀 분위기도 바뀌었겠다 싶어서 안심하고 들어갔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딸의 일기장엔 (경주시청팀에 들어간) 초중반까지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활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체중도 많이 빼고 다시 열심히 해서 훌륭한 선수가 돼 보겠다는 다짐의 글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가해자들이 증거 인멸을 하기 위해 급급했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장례식장 조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아무도 제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제가 먼저 감독에게 고소할 테니까 알고 있으라고 하니까, 저에게 봐달라는 식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몇 번 왔었다. 그 이후로 제가 응답이 없자 거의 연락이 없었고, 예전에 숙현이와 같이 운동했던 다른 팀 동료들에게 카톡이나 전화로 회유나 증거 인멸의 정황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한체육회와 경주시청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사건 발생 전) 제가 경주시청에 진정을 넣으러 갔다. 숙현이가 당했던 모든 이야기를 하고, 경주시청 차원에서 징계해달라고, 먼저 경주시청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 당시에 과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내일이라도 김 감독에게 전화해서 잘못이 있으면 당장 귀국시켜서 트라이애슬론팀을 해체하면 되니까, 걱정 마세요’라고 해서 저는 그 말만 믿고 집에 왔는데, 한 10일에서 보름 사이에도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다시 전화했고, ‘진정 넣은 것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느냐?’라고 하니까, 그 사람이 ‘경주시청에서 돈을 2~3000만 원을 들여서 전지훈련을 보냈는데, 그러면 지금 귀국시킬까요?’ 이러더라. 그래서 제가 ‘감독이라도 귀국시켜서 진상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하니까 ‘감독이 없으면 어떻게 훈련이 됩니까?’라고 했다. 그러면 ‘제가 검찰에 고소장을 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제게 그렇게 하라는 한마디만 하고 끝이었다. 한 번 올 때까지 기다려 보라든가, 이런 말이 한마디 없었고, 그래서 내일이라도 고소장 준비해서 고소하겠다고 말하고 고소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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