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입시 환경과 남녀 갈등, 韓 인구 위기 불렀다"

NYT '한국은 사라지는가' 칼럼, 저출산 다뤄
"한국 사회 위기 올 수도, 북한 침략 가능성도"
"능력주의와 Z세대 분열, 미국도 예외 아냐"
  • 등록 2023-12-03 오전 11:21:26

    수정 2023-12-03 오후 7:28:1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한국의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위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세기 중세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 때보다도 인구 감소 폭이 더 크다고 보도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NYT는 2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사라지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에 있어 두드러진 사례 연구 대상국”이라며 최근 나온 한국의 올해 3분기 출산율 통계를 언급했다. 한국의 3분기 합계출산율(여자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명 줄며 세계 최저치를 유지했다.

NYT는 “이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는 2067년 한국 인구가 350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통계청 추계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한국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한국은 인구 피라미드가 급격히 역전됨에 따른 경제 쇠퇴를 받아들이거나, 이미 서유럽을 불안정하게 하는 이민자 수를 훨씬 넘어서는 규모의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인들이 방치되고 유령 도시와 빈 건물이 생겨날 것이고 젊은이들은 해외 이민을 택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군 병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느 시점에는 북한이 침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8명이다.

NYT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극심한 입시 경쟁과 보수적인 가족주의를 꼽았다. NYT는 “공교육에 ‘학원’을 더하는 한국의 잔혹한 학업 경쟁 문화는 부모를 불안하게 하고 학생을 비참하게 만든다”며 “이는 가족 생활을 잠재적인 지옥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도전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고 썼다.

결혼과 출산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지만 정치권은 오히려 성별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보수적인 사회의 기대에 반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반란과 이에 대한 남성들의 반(反) 페미니스트 반응이 나왔다고도 전했다. 또 인터넷 게임 문화 등이 한국의 젊은 남성을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한 것이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다만 저출산 현상에 대해서는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NYT는 “미국도 소모적인 능력주의가 있고 Z세대 남녀간 이념 분열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한국의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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