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푸틴표 백신' 외면한 러시아, 원정백신 행렬 폭발

  • 등록 2021-10-10 오후 5:19:24

    수정 2021-10-10 오후 5:19:2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명성을 떨친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가 자국에서 외면당하는 신세가 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에선 미국에서 개발된 화이자 백신이나 영국에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기 위해 이웃 국가인 세르비아로 ‘원정접종’을 떠나는 행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 수도인 베오그라드의 호텔과 식당, 술집, 백신 접종센터 등에서는 러시아인들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는 아직까지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현재 WHO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얀센·시노팜·시노백 등 6종 뿐이다.

이처럼 러시아인들이 굳이 원정 접종을 떠나는 이유는 스푸트니크V가 아직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지 못해 해외여행 때 제한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관광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WHO가 승인한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수요가 많아지며 지난달 중순부터 백신 관광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마야 로미제 러시아관광사업자협회 이사는 “백신 접종 가격을 포함해 대부분 300~700달러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세르비아에선 현재 화이자·AZ·시노팜 등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영국에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왼쪽부터), 미국에서 개발된 화이자·얀센 백신과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를 두고 AP통신은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니기에 비자가 없어도 관광이 가능하고 동맹국인 발칸반도 국가로 이동도 수월해 러시아인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여행사들은 최근 2차 접종까지 마쳐야 하는 다른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하도록 설계된 얀센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크로아티아 원정 접종’ 상품도 추가로 내놨다. 모스크바의 한 여행사는 “고객들은 다양한 이유로 유럽에 가야 하는데,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원정 백신 수요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WHO가 조만간 자국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최근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일일 신규확진자는 2만9,362명으로 3만명에 육박했고, 일일 신규사망자는 968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백신 접종 완료율은 29%에 불과하며, 1차 백신 접종률도 3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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