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기하가 음악이 아닌 책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장기하는 9일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문학동네) 출간과 함께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18년 12월 31일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이후 1년 반 이상 가져온 휴식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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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해체 이후 장기하는 여행을 다니거나 지인들을 만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왔다. 특히 독일 베를린에서 1개월 반을 체류한 경험이 책을 쓰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드러머 활동까지 포함하면 20년 가까이 밴드 음악을 주로 했는데 베를린에서 밴드가 아닌 음악을 듣다 보니 뇌가 유연해졌다”며 웃었다.
장기하는 “책을 잘 못 읽지만 책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상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프롤로그’를 쓰고 제목을 정했다”며 “아무래도 상관 없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도 나를 괴롭히는 문제에 대한 글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나를 위로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던 것처럼 글 역시 나를 위로하기 위해 썼다”며 “돌이켜보면 글쓰기도 노래를 만드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책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지난달 31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번 신간은 초판 8000부가 이미 매진됐고 2쇄 5000부가 제작되고 있다.
장기하는 솔로 앨범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원래는 작가 이석원이 산문집 ‘보통의 존재’와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를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것처럼 자신도 산문집과 앨범을 같이 발표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장기하는 “멀티태스킹이 안 되다 보니 책을 쓰는 동안 음악 작업을 할 수 없었다”며 “남은 하반기는 책으로 많은 이들과 만나면서 동시에 그동안 하지 못한 음악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