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날 위로하려고 쓴 책, 누군가 기억한다면 그저 감사"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밴드 해제 이후 답답함에 글쓰기
'하기 싫은 것 하지 말자' 철학 담아
"솔로 앨범 작업도 본격적 시작"
  • 등록 2020-09-10 오전 6:10:01

    수정 2020-09-10 오전 6:10:01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심심할 때 책을 편하게 읽어주시면 그만이다. 나를 작가로 기억해주지 않아도 되지만 책을 읽다 각자의 인생과 맞닿는 부분이 있어 기억해준다면 더 감사할 것이다.”

가수 장기하가 음악이 아닌 책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장기하는 9일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문학동네) 출간과 함께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18년 12월 31일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이후 1년 반 이상 가져온 휴식을 끝냈다.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가수 장기하가 9일 온라인 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문학동네).
장기하는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작년 초부터 활동 없이 쉬다 보니 내가 가진 생각이 말로 잘 표현이 안 된다는 답답함이 들었다”며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는 생각이 내 안에 쌓였다는 신호 같아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밴드 해체 이후 장기하는 여행을 다니거나 지인들을 만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왔다. 특히 독일 베를린에서 1개월 반을 체류한 경험이 책을 쓰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드러머 활동까지 포함하면 20년 가까이 밴드 음악을 주로 했는데 베를린에서 밴드가 아닌 음악을 듣다 보니 뇌가 유연해졌다”며 웃었다.

책은 장기하가 대중음악가이자 생활인으로 느끼는 일상다반사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았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제목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신곡 제목이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그의 대표곡 ‘싸구려 커피’처럼 냉장고, 라면 끓이기 등 하찮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를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장기하는 “책을 잘 못 읽지만 책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상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프롤로그’를 쓰고 제목을 정했다”며 “아무래도 상관 없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도 나를 괴롭히는 문제에 대한 글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나를 위로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던 것처럼 글 역시 나를 위로하기 위해 썼다”며 “돌이켜보면 글쓰기도 노래를 만드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지 말자’는 장기하의 인생철학이다. 그는 “장기하와 얼굴들로 발표한 노래 ‘그건 니 생각이고’처럼 세상에 정해진 답이 있다는 착각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책에도 담겨 있지만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 상황이 있는 것처럼 자신과 맞는 것을 생각하고 추구하면 삶도 조금 더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지난달 31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번 신간은 초판 8000부가 이미 매진됐고 2쇄 5000부가 제작되고 있다.

장기하는 솔로 앨범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원래는 작가 이석원이 산문집 ‘보통의 존재’와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를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것처럼 자신도 산문집과 앨범을 같이 발표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장기하는 “멀티태스킹이 안 되다 보니 책을 쓰는 동안 음악 작업을 할 수 없었다”며 “남은 하반기는 책으로 많은 이들과 만나면서 동시에 그동안 하지 못한 음악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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