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골퍼' 김지영, 2년 차에 KLPGA 투어 첫 우승

  • 등록 2017-05-14 오후 4:52:47

    수정 2017-05-14 오후 5:13:54

김지영이 14일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7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용인=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데뷔 시즌 두 차례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더 단단해졌다. 상금 3억원을 넘긴 것 자체가 벅찬 행운이라 생각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바라던 우승컵은 새 시즌이 절반을 넘기기 전에 품에 찾아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를 보내고 있는 김지영(21)이 시즌 8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지영은 14일 경기도 용인 수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김지영은 공동 2위인 김지현2(26), 김자영(26), 이지현(21·이상 10언더파 206타) 등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지영은 투어 경력은 짧지만 ‘비운의 골퍼’라 불릴만 하다. 김지영은 지난해 4월 열린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박성현(24)과 연장전에 나섰다가 패했다. 당시 연장전에서 패색이 짙었던 까닭에 박성현의 볼마크를 집어들어 논란을 일으킬만큼 준비가 안 된 미숙한 선수였다.

우승 기회는 5개월 후에 또 찾아왔다. 이번엔 메이저대회였다. 김지영은 9월에 열린 KLPGA 챔피언십에서 배선우(23)와 연장에 나갔고, 3홀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두 차례 우승을 눈 앞에서 놓쳤지만 상금 3억원을 넘게 벌면서 상금랭킹 15위에 올랐다. 그는 시즌이 끝난 후 “처음 뛴 1부 투어가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 만족한다”며 신인답지 않은 성숙함을 보여줬다.

연장전에서 번번이 패했지만 김지영은 딛고 일어났다. 정규 투어 데뷔하기 전에 이미 겪었던 ‘시련’이 그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첫번째 시련은 중학생 때 찾아왔다. 고교 입학을 앞두고 겨울 방학 때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가 말라리아에 걸렸다. 완전히 회복하는 데 1년6개월이 걸렸다. 어쩔 수 없이 골프도 쉬었다. 또래들보다 진도는 늦었지만 노력의 크기는 앞섰다.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인 송암배 정상에 올랐고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두 번째 시련이 왔다. 대회가 다가오면서 입스 증세가 나타났고, 아예 백스윙조차 못 할 만큼 심해졌다. 결국 선발전에서 탈락한 김지영은 프로 전향을 위해 KLPGA 준회원 선발전에 나갔다. 하지만 그마저도 탈락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국가대표 했던 애가 세미 프로도 떨어지냐’며 수근댔다. 우여곡절 끝에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김지영은 2015년 11월에 열린 정규 투어 시드전을 5위로 통과하며 불운을 날렸다.

이날 경기는 혼전 끝에 홀로 우뚝 섰다. 선두 최혜정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지영은 7명이 공동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막판 2개의 버디로 우승을 잡아냈다. 특히 1타 차로 불안한 선두를 달리던 17번홀(파5)에서 20m 거리의 웨지 샷이 버디로 연결되면서 승부를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홀 그린에서는 자신의 우승을 알지 못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영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해 우승인 줄 몰랐다. 또 ‘연장전에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우승이라고 해 놀랐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은 덕에 긴장을 덜 해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이미림은 공동 7위(8언더파 208타)에 올랐다. 올해 첫 우승을 신고한 이정은(21)은 공동 23위(3언더파 213타)에 머물렀다. 교생 실습 중에 대회에 참가한 김효주(22)는 공동 31위(2언더파 214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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