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욱 교수 "딱딱한 서평은 그만…책 읽는 맛 날 겁니다"

서평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장
'쉽고 재밌게 쓰기' 초점 맞춰
세상 보는 시각 함께 고민하고파
  • 등록 2021-01-13 오전 6:00:00

    수정 2021-01-13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서평에 대한 독자들의 광범위한 갈증을 느꼈어요. 책이라는 게 결국 오랫동안 독자들 사이에서 회자 될 때 살아나는 건데 서평은 그 길라잡이 역할을 해 주잖아요. 서평으로 우리 사회에서 책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어요.”

서평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장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최근 발행한 특집기획호(0호)에 대한 반응과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이렇게 털어놨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판에 박힌 칭찬 일색의 ‘주례사 서평’과 과장·허풍이 심한 책에 대해 칼을 들이댈 것이란 당찬 포부로 13명의 현직 교수들이 편집위원이 돼 만든 계간 서평지다.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사진=홍성욱 교수)
매년 줄어드는 독서율과 잇따른 잡지·문예지의 폐간으로 주위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지난해 11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창간 소식이 알려지고 20시간만에 목표금액이었던 300만원의 3배가 넘는 모금액이 모였다. 0호가 출간된 후에 SNS에서는 “서평지라고 해서 사봤다” “커피 마실 때 조금씩 보기 좋다” “단순히 책의 줄거리뿐 아니라 책과 관련한 깊이 있는 생각이 담겨 좋다” 등의 후기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오는 3월 정식 창간을 앞둔 홍성욱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생각할 일도 많고, 고민스러운 순간도 많아 힘들긴 하다”면서도 “막상 0호를 받아보니 아이를 낳은 것만 같은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직 대학교수로 강의하랴 연구하랴 논문쓰랴 바쁜 와중에 이제는 서평지 편집장까지 벅찰 만도 한데 그의 목소리에서는 즐거움과 여유가 묻어났다. 그는 “예약해준 독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겠다는 책임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특집호를 만들면서 편집위원들의 가장 큰 목표는 “쉽고, 재밌게 쓰기”였다. 홍 교수는 “어쩌다 보니 ‘독서광’으로 소문이 났는데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책을 사놓기만 하고 잘 보지 못하는 편이어서 독서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고, 좋은 서평으로 이를 채우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대다수의 서평은 학술적인 측면이 강해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그는 “내가 봐도 재미없는 서평을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며 “편집위원들과 몇 번이고 원고를 돌려봤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건 아니다. 홍 교수는 “좋은 책을 가늠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충분치 않다는 비판적인 독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평을 쉽게 쓰려다 보니 전문적인 비평기능은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르겠느냐”며 “비판도 겸허하게 수용하며 꾸준히 나아가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홍 교수가 생각하는 ‘좋은 책’에 대한 기준도 궁금했다. 그는 “책을 읽는 사람은 뭔가 얻기 위해 읽는다”며 “기존 책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 시각, 간과했던 걸 지적해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이라고 답했다. 최근에 읽은 책으로는 한정운 성균관대 물리학 교수의 ‘물질의 물리학’, 오후 작가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꼽았다.

홍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책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지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 0호에 실린 코로나19 관련 특집기획이 그 일환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우리 삶을 완전히 바꾼 코로나19와 감염병에 관한 책들을 리뷰하며 팬데믹 사회에 대한 다층적 성찰을 시도했다. 앞으로도 특집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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