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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분기별 GDP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4분기 GDP는 462.8조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이었던 2019년 4분기 GDP(468.8조원)의 98.7%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년 만에 분기별 GDP가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101.0%)한 것과 비교하면 경기침체가 더 오래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경연이 위기발생 전후의 분기 GDP 최대 감소율을 계산해 경제위기별 충격강도를 측정한 결과, △외환위기(7.6%) △코로나19(4.4%) △금융위기(3.2%) 순으로 나타났다. 충격 회복에는 외환위기가 6개 분기, 금융위기는 4개 분기가 소요됐으며 코로나19 위기는 5개 분기 째 진행 중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반복되면서 경제회복 기간이 외환위기 수준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지난해 2분기에 코로나19 직전 대비 82.8%까지 감소했으나 빠르게 반등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빠르게 코로나 회복국면에 진입했고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등 주요 소비시장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수출실적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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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업종별 양극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제조업은 분기 GDP가 2020년 2분기를 저점(충격 직전 대비 90.6%)으로 빠르게 반등하면서 충격 이후 4개 분기 만에 코로나19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제조업 충격회복에 5개 분기가 소요된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빠른 속도다. 코로나19 초기에는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해 국내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나, 비대면 여파로 반도체·가전 등 주력산업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제조업 업황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소매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증가(19.1%)하면서 오프라인 부문의 충격이 일부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부문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전년비)은 △식품(53.1%) △생활(44.3%) △가전(30.9%) △도서(27.8%) △여행·교통서비스(-53.3%) △문화·레저서비스(-69.3%) 등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경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충격 이후 빠른 반등세를 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 위기는 코로나19의 완전 종식 전까지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충격이 집중된 대면·서비스업의 상황은 ’98년 외환위기 때 보다 심각하다”며 “코로나19 피해업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