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데이트 이용권` 선물하는 엄마..그날을 꿈꿔요

(휴먼)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
어렵게 취직한 엔씨소프트 미팅사이트 만들려고 퇴직
하루 한명씩 이성소개 `이음` 창업 싱글들의 마음 접수
日 방문자만 10만명 넘어 국내 1위 소셜데이팅사이트
  • 등록 2012-03-23 오후 12:20:00

    수정 2012-03-26 오후 5:38:3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3일자 2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취업난으로 여러 곳에서 떨어졌고, 지옥을 오간 느낌이었어요. 다른 길, 제3의 대안이 있다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창업에 나설지 자신할 수 없지만, 취업에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하고 도전해 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20~30대 싱글 남녀의 놀이터, 온라인데이팅서비스 `이음`을 만든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의 말이다. 지난 2010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음의 직원 평균연령 27세, 박 대표의 나이와 같다. 또래 친구들 30여 명이 모바일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고 발 빠르게 만든 어엿한 벤처회사다. 시작한 지 2년여 만에 월 매출 2억 원가량, 회원 수만 25만 명이 넘는 국내 최대 온라인 미팅사이트로 성장했다.

아직 대표라기보다는 톡톡 튀는 20대 과대표 같은 느낌. 도전과 긍정의 활력이 넘친다. 박희은 대표도 서울대 언론정보학부를 졸업하고 여느 20대처럼 SKT, TBWA코리아, 제일기획, 엔씨소프트 등에 취업지원서를 냈었다. "수차례 낙방 끝에 2~세 군데 합격했는데, 엔씨소프트의 면접을 보시는 분이 아주 좋았어요. 배울 게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엔씨소프트에서 8개월 정도 일했을 때쯤, 취업에 절실했던 초심은 엷어지고 일상이 돼갔다.

당시 아는 선배가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일을 돕다가 판이 커졌다. 평소 사람들 사이의 사람들 간의 `소통`에 관심이 많았던데다 사회인이 되고부터 주변 친구들의 소개팅이 줄어든 점도 이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도왔다.

"처음엔 저를 포함해 3~4명 정도가 학원 사무실 일부를 빌려 비는 시간에 모여서 일했어요. 모바일 환경에서 각자에게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는 로직을 만들고 프로그램화하는데 1년이 조금 지나면서 두 번의 큰 고비가 있었죠."

시범서비스가 끝나고 유료화를 해야 할 시점인데 주변에서 앞서 프리챌 등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주저앉은 예를 들면서 부정적으로 봤다. "각자 주머니를 털어 일하는데 한계가 왔기 때문에 동시에 투자자도 물색해야 했죠. 금융가를 돌면서 여러 차례 미팅했고, 한번 실패할 때마다 그들이 지적했던 것, 궁금해했던 점들을 보강해 나갔습니다."

20곳 넘는 투자기관을 설득한 끝에 만난 엔젤투자자가 미래에셋이었고, 5억 원을 투자받아 사업화하는 데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또래의 수요를 잘 아는 덕분에 유료화도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됐다.

주변 친구들부터 회원으로 가입을 권유했는데 명문대 출신 남자회원들이 많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여자회원의 가입이 늘었고, 싱글 남녀들이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재는 남자회원들이 2주 정도를 기다려야 이성을 소개받을 수 있는 수준, 하루 방문자만 10만 명이 넘는다.

미국 온라인데이팅 산업은 온라인게임, 디지털 음원 분야에 이어 3위의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고 올 시장규모는 약 4조 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데이팅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해 1조 6000억 원을 이를 전망이다.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와 드라마 `가십 걸`에 하나의 소재로 등장하는 등 20~30대 젊은이들의 최신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국내에는 대학생에서 사회 초년생(20~30대)이 신뢰를 하고 이용할만한 소개팅의 주도적인 브랜드가 없고 국내 온라인데이팅 서비스들은 공통으로 `무제한 회원 검색·무한정 데이트신청`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개인정보의 과잉노출과 깔끔하지 못한 구성으로 여성에게 거부감을 샀고, 대중성 확보에 실패했으며 국내 매치 서비스는 결혼정보시장과 `일회성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음란성 채팅 시장으로 양극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음(www.i-um.com)`은 이를 양지로 끌어 올렸다. 20~30대 싱글 남녀에게 `하루에 한 명씩` 웹과 모바일로 소개해준다. 자신을 드러내는 키워드와 사진을 등록하고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거치면 매일 일정 시간 상대방 이성의 프로필이 도착하고,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승낙을 누르게 된다. 상호 OK 할 때 이름과 연락처가 공개되는 방식. 연결된 상황과 결과는 오직 연결된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다. 한번 승낙할 때 3300원, 14일 이용권은 9900원, 한 달권은 1만4900원을 받는 것이 수익원이 되고 있다. 서로 소개가 이뤄졌을 때 `이음신이 강림했다`고 표현하고, 이음신 캐릭터를 만드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 부담 없는 서비스 가격으로 20~30대의 호응을 얻어냈다.

소개팅이란 아이템에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부정적 측면들을 시작부터 단단히 준비했다. 처음부터 고문변호사를 두고 환급규정이나 만약에 있을 수 있는 각종 사고에 관한 대응 단계를 준비했다. 그런데 아직은 불만사항이 상대가 사진보다 별로였다거나 만나기로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정도. 박 대표는 성인용(?) 만남을 노리기엔 절차가 복잡해서 그들에겐 비효율적이기 때문일 거라고 한다.

이음의 첫 번째 목표는 싱글 남녀들이 안심하고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것. 언젠가는 대학 입학한 딸에게 엄마가 입학선물로 `이음 이용권`을 선물할 수준까지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다행히 부모님은 `한번 선택한 일에는 온 힘을 다하여라`며 믿어주는 편이라 초기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열심히 회사 다니고 공부나 할 일이지, 고작 뚜쟁이나 하려 한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박 대표는 "한번 선택한 일은 후회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편이죠. 또래 친구들에게 조언한다면 젊은 사람들의 열정은 기본이잖아요. 여기에 더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목표하는 것을 꾸준히 추구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음소시어스=20~30대 젊은 싱글들이 신뢰하고 긍정적으로 싱글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싱글들의 놀이터`로 만들려고 한다. `하루에 한 명씩` 이성을 소개해주면서 국내 1위 소셜데이팅서비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25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작년 11월 제6회 대한민국 인터넷대상에서는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희은 대표=▲학력: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학사(2006.03 - 2010. 08) ▲경력:㈜이음소시어스, 대표 2010.05, 엔씨소프트 글로벌사업팀 근무▲수상내역:SKT 신규사업 공모전(티크리에이터) 최우수상, LG글로벌챌린저 수상 및 미국탐방기획, 제11회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 제 6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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