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대한민국 대표 맥주 ‘오비’…“87년 역사 고스란히”

소화기린맥주에서 동양맥주주식회사로 변천
오비맥주의 맛, 기술력으로 1980년대 평정
韓 대표 맥주회사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 등록 2020-03-26 오전 5:45:00

    수정 2020-03-26 오전 5:45: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소주, 맥주, 탁주…. 대중이 즐겨 마시는 술중에서 소주와 탁주는 우리나라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맥주는 외국에서 들여온 술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영조 시절 보리로 만든 술이 있었지만 현대인들이 마시는 맥주와는 거리가 먼 형태였다고 한다.

한국인이 처음 접한 맥주는 일본 맥주였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일본으로부터 삿포로·에비스·기린과 같은 일본 맥주가 수입됐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맥주는 상류층이나 접할 수 있는 고급술이었지만, 국내 맥주 소비량은 조금씩 늘고 있었다. 일본이 한국에서 맥주를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와 미군정,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맥주 역시 국산화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비맥주가 있었다.

1933년 12월 ‘박승직 상점’이 주주로 참여해 만든 소화기린맥주가 현(現) 오비맥주의 전신이다. 경기도 시흥군 영등포읍에 2만3500석(4240㎘)의 생산규모로 설립된 소화기린맥주는 해방 이후인 1948년 ‘동양맥주주식회사’(Oriental Brewery)로 상호를 변경했다. 맥주 상표와 도안도 OB맥주로 바꾼다.

해방 이후 1948년 동양맥주공장에서 국산 상표로 생산된 ‘1호맥주’ OB맥주.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오비의 전신 ‘동양맥주’ 일대기가 곧 한국 맥주의 역사

소화기린맥주가 6.25전쟁 이후 1952년 5월 22일 정식 민간기업으로 출범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동양맥주의 시대가 열렸다. 대한민국의 맥주가 일본·미국 등 외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1960년대로 들어서며 처음으로 생맥주를 시판하고 홉을 재배하는 등 맥주의 대중화에 나섰다. 슈퍼마켓 등 가정용 시장에서 맥주 판매가 급증하며, 1965년에는 처음으로 ‘맥주 판매 100만 상자’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때 국내 시장 1위를 점유하던 오비맥주의 생산 및 제조 과정도 한 단계 도약을 이룬다. 담금질과 발효실을 새로 짓고, 외국의 최신 설비를 도입하는 등 1966년 1차, 1971년 2차 증설로 맥주의 품질도 높아졌다. 당시 동양맥주는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국내 맥주 시장을 선두로 이끌었다.

1980년대 들어서며 동양맥주는 전성기를 맞이한다. 금관(크라운)맥주로 상호를 변경한 조선맥주(現 하이트맥주의 전신)와 2강 체제로 경쟁하던 동양맥주는 ‘오비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급성장을 이루게 됐다. 연구소 집중 투자, 영업조직 개편 및 공장시설 증축 등을 통해 수출 금액을 대폭 늘리며 매년 이익이 100% 이상 증가한 것은 물론, 영업부 직원들은 수요가 급증해 신규 주문을 기피할 정도였다.

1989년 출시된 ‘OB 슈퍼드라이’의 약진이 조선맥주의 ‘크라운 슈퍼드라이’와의 판매 경쟁에서 승기를 잡게 했다. 덕분에 동양맥주의 시장점유율은 70% 이상까지 성장했다.

그렇게 국내 대표맥주로 자리 잡은 오비맥주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맥주로 지정된데 이어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했다. 또 호프집에서 오랜 친구와 맥주잔을 기울이는 ‘맥주 감성’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오비’라는 이름은 한국인의 오랜 역사와 문화에 각인됐다.

이후 1995년 3월 동양맥주는 오비맥주로 사명을 바꾸고 전 세계 2위의 맥주기업인 인터브루사와 합작을 하는 등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경영선진화에 집중했다. 1999년엔 국내 3위 맥주기업인 카스(Cass)를 인수, 대기업 최초 연봉제 실시·부채비율 최소화 등 내실과 외형을 동시에 다지게 된다.

이 같은 노력은 1996년 월드 비어 컵(World Beer Cup)에서 오비 라거가 금상을 수상한 이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오비맥주 제품들의 수상으로 이어졌다. 2003년에는 ‘챔피언 인터내셔널 브루어리(Champion International Brewery)’를 수상하고 세계적인 맥주 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2000년 광고대상을 비롯해 소비자 인기 대상, 최다 히트 상품 선정 등 다양한 상들을 수상했으며, 2002년에는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팀 공식 맥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된 오비라거 병과 캔.(사진=오비맥주)
◇뉴트로 입고 새로워진 오비라거, ‘오비 신드롬’ 재현하다

현재는 ‘오비’ 브랜드의 밀레니얼 버전으로 새롭게 돌아온 오비라거가 대표적인 뉴트로 맥주로 자리매김하며 대한민국 맥주 감성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1953년 OB 브랜드 첫 출시 이후 오비맥주가 ‘OB’ 시리즈의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OB라거(1997년) △OB(2003년) △OB블루(2006년) △OB골든라거(2011년) △OB 더 프리미어(2014년) 등을 거쳐 지난해 말 출시한 △오비라거가 열 두 번째다.

오비맥주는 OB 더 프리미어를 출시한지 4년 만인 지난해 뉴트로 열풍을 타고 1990년대를 강타한 오비라거를 재탄생시켰다. 귀여운 ‘랄라베어’ 캐릭터와 복고풍의 서체 디자인과 함께 한정판으로 출시된 오비라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비라거 캔맥주 중앙에 새겨져 있는 랄라베어는 단순히 과거 오비라거의 상징이었던 곰 캐릭터를 그대로 복원한 것이 아니라,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감성에 맞춰 기존 캐릭터에 현대적인 디자인 터치를 입혀 더욱 생동감 있게 탄생했다. 귀여운 ‘랄라베어’가 맥주 호프잔을 들고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뿐만 아니라 ‘오비-라거’, ‘라가-비야’, ‘등록상표’, ‘東洋의 양조회사’ 등 깨알 같은 디테일의 복고감성 문구들은 오비라거를 기억하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소비자들의 뉴트로 감성을 저격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오비맥주는 오비라거를 일반 음식점용 병맥주로도 출시하고, 올해 초에는 본격적인 소매 채널까지 판매를 확장하며 본격적인 유통 확대에 나섰다. 지난 설 연휴에는 오비라거 랄라베어 전용잔을 출시하고, 2월에는 랄라베어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크래치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2030세대 소비자들과 더욱 즐겁게 소통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도 보이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라거는 출시 단계에서부터 밀레니얼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오비맥주의 세계적 브루어리 노하우를 통해 100%몰트를 사용하면서도 최근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할 최적의 정통 라거의 맛을 구현했다”며 “앞으로도 오비라거의 맛과 개성 있는 브랜드를 사랑해주시는 소비자들의 호응에 부응하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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