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하반기는 사흘앞

  • 등록 2005-06-28 오전 9:20:53

    수정 2005-06-28 오전 9:20:53

[edaily 강종구기자] 월말 윈도우 드레싱의 영향일까.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금리 급등의 파고가 잦아들고 고요가 찾아왔다. 선물 숏커버 매수와 외국인들의 태도 반전이 주초 금리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배경에는 `펀더멘털의 약함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지난주 금리가 급등할 때도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경제가 이모양인데 금리가 너무 오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경제가 이모양인지는 너무나 오래된 얘기다. 지금 금리는 이미 지금의 경제를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경제이고 시장참가자들은 앞으로의 경제를 믿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공감대는 1분기보다는 2분기 성장률이 높을 것이고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 속도가 몸으로 느낄 수 없이 느릴 것이고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수 있으며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에 대한 상승압박도 덜 할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펀더멘털은 채권의 편일까. 올해 기업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000포인트를 중심으로 등락할 수준까지 올라섰다. 주가는 경기선행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나 주가상승이 부의 효과를 일으켜 소비를 부추기는 힘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경험했다. 비록 시가총액의 40% 이상이 외국인에게 넘어가고 개인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힘이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복을 직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고용이 부진하고 임금 상승률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소비는 무슨 소비냐는 것이다. 유가 급등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가로막을 악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게 요즘의 심리다. 그러나 느린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자금수요가 예전보다 빨리 살아나거나 자금공급이 예전보다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출이 둔화돼서 성장률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더라도 내수는 성장률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고 금리는 그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 있다. 풍부한 유동성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콜금리 인하는 더 이상 없다고 천명했고 미국은 아직도 유동성을 거두고 있다. 최근 다시 미국의 금리인상이 계속될 수 없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것은 "가 봐야 아는 문제"다. 유동성이 넘치다가 어딘가에서 작은 구멍이 생겼을 때 그것이 불러오는 충격은 매우 클 수 있다. 돈이 넘치던 MMF에서 사고가 터졌던 지난해 3월이 그랬고 천정부지로 치솟던 영국 집값이 급락하는 것도 그렇다. 카드업계 1위를 독주하며 축배를 나누다 졸지에 소비부진의 주범으로 내몰린 LG카드도 돈이 많았다. 통안채 발행잔액은 하반기에 별로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미 연초부터 예상됐던 일로 새삼스럽지도 않다. 다만 그 가능성이 커졌고 이미 두달 연속 통안채 잔액은 감소했다.☞통안채 급증세 꺾였다 통안채 잔액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것은 채권공급 감소로 인한 단기금리의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꺼플 벗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2년간 국내 통화공급의 원천은 한은도 아니고 민간도 아닌 해외부문이었다. 국경을 넘어온 외화가 통화증발의 원천이었고 이는 통안채 발행으로 이어졌다. 외환보유액 증감과 통안채 순발행을 비교하면 거의 일치하는 것이 증거다. 통안채 발행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곧 경제전역에 걸친 통화공급이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디선가 그것을 대체하게 될 텐데 민간과 정부 외에 다른 채널은 없다. 이는 곧 민간 자금수요의 증가를 의미한다. 통안채 매수세력에게는 통안채 발행 증가의 중단이 호재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채권시장 전체로 보면 돈이 귀해진다는 것이고 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일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은 현재의 금리에 관한한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금리가 빨리 올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경기보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경기가 다치기 때문이고, 추경을 통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조달금리의 상승이며 세수의 누출이다. 그러나 채권시장만 본다면 예방주사를 미리 맞아 놓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정부와 한은만 믿다가 저금리 기조라는 현실에만 안주했다가는 미래에 닥쳐올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채권은 국채와 통안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채권총액의 절반을 채우고 있는 것이 회사채다. 회사채는 비록 5월 순상환됐지만 이달엔 대규모 순발행이 예상되고 그 기조는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두가 경기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던 하반기. 그 하반기가 이제 사흘앞으로 다가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