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독점시대 종말 알리는 페인트

벽지 성장세 주춤, 주거용 페인트 연 20~30% 성장
친환경 제품 출시·자유로운 디자인·고정관념 변화 등 영향
페인트 업체, 신규 수요 가능한 주거용 시장 앞다퉈 진출
"국내 주거 환경과 맞지 않아”…해결책, 올인원 서비스
  • 등록 2016-08-25 오전 7:00:00

    수정 2016-08-25 오후 2:25:58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광고에서 여자 주인공이 내벽 인테리어를 페인트로 칠하는 모습. (자료=삼성전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공중파에 내보내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노트7 광고를 보면 여자 주인공이 새로 이사 온 자신의 집 벽면을 직접 페인트로 도배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기존 벽지 문화를 페인트 문화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내벽 인테리어의 대명사였던 벽지에 페인트가 강력한 도전장을 들이밀고 있다. 주거용 페인트 시장은 벽지에 비해 규모는 아직 작지만 그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3년 전부터 시작한 주거용 페인트 시장은 현재 연간 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성장률도 매년 20~30% 이상으로 빠른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벽지가 독점하던 내벽 인테리어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 추세가 지속한다면 수년 안에 벽지 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 대표적 주거용 페인트 생산업체인 삼화페인트에 따르면 관련제품의 성장률은 2013년 17%, 2014년에는 23%를 기록했다. 노루페인트도 매년 20~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벽지 시장은 2014년 3300억원, 2015년 3500억원, 올해 전망치도 3500억원으로 수년째 정체 상태다.

주거용 페인트 인기…친환경·자유로운 디자인·고정관념 변화

과거 페인트는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VOC(휘발성 유기화합물) 때문에 실내보다는 건물 외벽에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주거용 친환경 제품이 속속 출시하면서 실내 DIY(셀프 시공) 페인트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페인트는 벽지와 달리 사용자가 원하는 색깔 무늬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벽뿐만 아니라 테이블, 수납장, 문 같은 가구 등 다양한 부분에 색을 입힐 수 있다는 점 또한 주거용 페인트가 사랑받는 이유다.

내벽 인테리어는 곧 벽지라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이 바뀐 것도 주거용 페인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1970년대 초반 국내 업체에서도 주거용 페인트를 출시했지만 기술력 미비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자연스레 벽지가 문화로 정착됐다.

하지만 주거용 페인트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벽지 대체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벽면 인테리어에 벽지 사용이 압도적인 국가는 한국·일본 그리고 일부 중동 지역 정도다. 유럽이나 미주 등은 주택 내벽에 페인트만 혹은 벽지 위에 페인트를 주로 칠한다.

페인트 4사, 신규 수요 가능한 주거용 시장 앞다퉈 진출

페인트 업계 전체 매출(3조원)에서 주거용 제품 비중은 미미하다. 하지만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페인트 업체마다 앞다투어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KCC(002380)는 2012년 ‘숲으로 멀티멜’ ‘숲으로 광택수성’ ‘센스멜 DIY’ 등 세 종류의 DIY용 친환경 페인트를 출시했다. KCC는 건자재 전반을 다루는 기업의 특성을 이용했다. 자사의 전시판매장 홈씨씨인테리어를 통해 창호·바닥재부터 페인트까지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게 꾸몄다. 지난해에는 DIY용 친환경 수성페인트 ‘숲으로홈앤’을 출시해 주거용 페인트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화페인트(000390)는 2013년 플래그샵 홈앤톤즈 열었다. 이곳은 DIY용 고급페인트를 주력 상품으로 한다. 지난해 말에는 독립법인화시켜 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하며 주거용 시장 잠식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노루페인트 역시 2013년 서울 을지로 사옥에 디자인하우스를 열어 주거용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와 올해 일산 이마트(139480)과 부산 신세계(004170)백화점에 관련 매장을 열었다. 제비스코는 지난 5월 친환경 DIY 페인트 드림코트를 출시한 데 이어 내달 초 친환경 페인트군을 브랜드화해 주거용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주거용 제품 국내 주거 환경과 맞지 않아”…해결책, 올인원 서비스

주거용 페인트 시장에도 한계는 있다. 한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DIY용으로 페인트를 사용하려면 외국과 같이 롤러와 페인트통 등 보관이 가능한 공간이 따로 마련돼야 한다”며 “교외 주택 단지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주거용 페인트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벽지 업계도 아직까지는 페인트 업계 진출에 큰 반응을 보이고 있진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가 대부분인 한국 특성상 벽지가 아직 대세”라며 “페인트의 강점인 DIY 기능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 벽지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인트 업계는 ‘올인원(All in one)’ 상품으로 페인트 시공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삼화페인트의 홈앤톤즈에서는 컨설팅에서 시공까지 전문가가 직접 나서 시공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루페인트가 지난해 6월부터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원스톱 서비스인 ‘칼라메이트 디자인하우스’ 상품 역시 큰 인기를 끌어 지난해만 53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스로 원하는 스타일의 집을 꾸미고자 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페인트 회사들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이런 빠른 성장세면 머지않아 벽지업계를 잠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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