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20대 자존감 결핍 주범은 'SNS'

  • 등록 2018-06-22 오전 8:00:13

    수정 2018-07-03 오후 9:10:21

'꽃길'만 걸어도 모자란 20대. 그러나 지금의 20대들은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잊은 지 오래라고 한다.

올해 알바천국이 20대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9%가 자신의 자존감 상태를 '낮다' 혹은 '매우 낮다'고 답했다.

왜 요즘 청년들은 유난히 스스로를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

20대들은 결핍된 자존감의 원인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꼽는다. SNS 속 행복해 보이는 타인을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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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넌 취업 난 아직'
김찬열(29·남) 씨는 지금까지 열 곳이 넘는 대기업·중소기업에 지원했지만 모두 서류전형이나 1차 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는 오늘도 대외활동·어학연수·토익 970점·인턴 경험 등 치열하게 쌓아온 스펙이 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취업 준비 카페에 탈락 후기글을 남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볼 때면 그의 속은 더 타들어간다. 동기들은 하나둘씩 대기업에 취직해 회사 위치를 '태그'하며 은근슬쩍 취업 '인증샷'을 찍어 올린다. 심지어 찬열씨가 지원해 탈락한 꿈의 회사다.

어떤 친구들은 매일같이 SNS에 회사가 싫다고 토로하는 글을 올린다. 찬열씨는 "난 회식하는 게 소원"이라며 "미워할 상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취업에 성공한 지인들의 SNS를 볼 때 가장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오늘도 찬열씨는 SNS 앱을 끄고 '자소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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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나 빼고 다 여자친구 있어'
찬열씨는 스펙을 쌓고, 취업 준비하느라 바빠서 연애를 못한 지 2년이 넘었다. 며칠 전 뵌 부모님께서 조심스럽게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물어보셨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동안 소개팅을 하는 등 노력은 했지만 아직 마음이 맞는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는 "이제 슬슬 연애 세포가 다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그의 SNS 속 친구들에게는 여자친구가 있다. 그들의 프로필 사진은 모두 커플 사진이다. 주말마다 가로수길·홍대·이태원 데이트는 물론 연인과 가까운 해외로 나가 추억도 쌓는다.

찬열씨는 며칠 전 SNS를 통해 한 동기의 '모바일 청첩장'을 받았다. 여자친구를 데리고 올 동기들을 생각하니 왠지 모를 부러움에 결혼식 참석이 망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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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난 국내로, 금수저는 해외로'
최하나(25·여) 씨는 카페 아르바이트로 충당해 온 생활비를 틈틈이 아껴 여름휴가 경비를 마련했다. 이번 휴가는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혼행(혼자 하는 여행)을 결심했다. 하나씨는 해외로 떠나고 싶었지만 경비에 맞는 여행지를 고르다 보니 부산이 최선이었다.

며칠 전 하나씨는 SNS를 보다가 갑자기 우울해졌다. 소위 '금수저'인 친구는 하와이로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와이는 비행기 가격만 왕복 약 120만원 상당의 고가 여행지 중 하나다. 여행을 좋아하는 하나씨가 꿈에 그리던 휴가지이기도 하다.

하나씨는 '금수저' 친구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팔로우 취소'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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