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엄동설한에 70대 할머니 멱살 잡고 내쫓은 경찰 논란

지구대 측 "할머니가 시비 걸며 업무 방해" 반박
  • 등록 2023-01-28 오후 12:55:00

    수정 2023-01-28 오후 3:41:31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한겨울밤 마지막 기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추위를 피하려 경찰 지구대를 방문했다가 쫓겨났다며 경찰관들을 고소해 경찰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마지막 열차 놓쳐 첫차 기다리던 70대 할머니의 옷깃을 부여잡고 내쫓은 부산 소재의 지구대 경찰관들 (영상=MBN)
부산 동부경찰서는 27일 관할 A 지구대 근무자들을 상대로 낸 B씨의 고소 사건 관련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공개된 영상 등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14일 0시5분쯤 A지구대에 왔다. B씨는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기차를 놓쳐 첫차를 기다리던 중 한파를 피하려고 지구대를 찾았다. 이후 40여분 뒤 B씨는 자신의 옷깃을 잡은 경찰관 손에 이끌려 내보내졌다.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한 경찰관이 B씨의 팔을 강제로 잡아끌고, 다른 경찰관이 문을 잠그는 모습이 담겼다. B씨는 지구대 근무자들의 태도에 항의하며 고소장을 냈다.

B씨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여기 있을 때가 아니니까 가라고 해서 몸 좀 녹이고 가려고 조금만 더 있겠다고 사정했다. 그랬더니 빨리 가라더라”라며 “나를 노숙인보다 더하게 대해 ‘친절하게 해 달라’고 그랬다. 그 말이 나쁜 거냐”고 주장했다.

B씨는 쫓겨난 뒤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3km 떨어진 다른 경찰서에 가 사정을 말한 뒤 새벽 첫차 시간까지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A지구대 측은 112신고 출동이 많고 민원인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는 데다가 B씨가 직원들에게 계속 시비를 걸며 업무를 방해해 불가피하게 내보냈다고 반박했다.

다만,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음성 녹음이 되지 않아 설전 여부는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부산경찰청과 함께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서의 조사 결과 등도 종합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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