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열전-한화편)①"너의 미래, 내가 책임진다"

대우조선을 주력사로 육성..명확한 미래비전 제시
풍부한 성공적 M&A 사례..노사화합도 으뜸 자부
  • 등록 2008-08-26 오전 9:38:14

    수정 2008-08-28 오전 10:28:33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올해 최대 대어(大魚) 대우조선해양 매각절차가 시작됐다. 지난 22일 매각공고가 나오면서 인수전은 물밑에서 수면 위로 떠올라 좀 더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인수후보군은 포스코, 한화그룹, GS그룹 등 3강으로 정리된다. 
 
각 기업들은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며 인수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금액과 컨소시엄 구성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어서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될지 현재로선 점치기 어렵다. 
 
대우조선 열전의 최후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데일리는 인수 후보군과 전문가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각 사의 인수전략과 비전, 인수준비 과정에서의 비하인드스토리, 숨겨진 복안 등을 집중취재했다. 이데일리 취재팀이 수집한 많은 정보가 대우조선 인수전의 핵심포인트를 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편집자주>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끝까지 다해 보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자'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한화(000880)그룹의 비장한 각오다. 김승연 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한화는 그룹 사활을 걸고 인수전을 준비중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포스코나 GS를 의식한 한화는 처음부터 공격적인 '오펜스(offense) 전략'으로 맹공을 펼치고 있다.  퇴로없는 배수진을 치고 이번 인수전에 공개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한화는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을 인수했을 당시 사용했던 프로젝트 비밀코드명(다윈) 같은 건 아예 정하지도 않았다.
 
비밀유지가 생명인 것이 인수합병이라지만 그런 건 없다. 굳이 암호를 정하라면 '진인사대천명'이라고 말할 정도다. 인수 의지로만 치면 한화가 일등이다.  따라서 포스코와 GS 등 경쟁자들도 한화가 과연 어느 정도 가격을 써낼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한화의 꿈, 대우조선으로 실현 

대어들을 낚아 올리고도 소화불량에 걸린 몇몇 기업들 사례때문에 대형 M&A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한화그룹의 인수 의지는 확고부동이다.

인수전 참여를 일찌감치 공식선언하고 중장기 육성플랜을 내놓은 곳은 한화가 유일하다. 대우조선의 잠재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비전을 제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화는 2017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를 달성한다는 그룹 목표를 세웠다. 이는 대우조선 인수해서 그룹 핵심 주력사로 키운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글로벌 한화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대우조선 인수가 필수적이란 게 김승연 회장의 판단이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전략회의에서 "대우조선의 성장을 위한 강력한 프로펠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한화가 내놓은 인수 청사진은 대우조선을 10년 안에 4배로 키워 글로벌시장의 부동의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조선부문에서 6조, 해양플랜트에서 2조원 정도 되는 대우조선의 매출구조를  개편, 70%가 넘는 조선 비중을 낮추고 대신 해양플랜트, 도시·자원개발, 환경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비중을 50%대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총력을 기울여 대우조선을 2017년에는 조선 17조원, 해양플랜트 10조원, 자원·도시개발·환경에서 8조원 등 도합 3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2017년 대우조선을 포함한 한화그룹 제조업 매출 비중은 52%, 금융은 27%, 건설·서비스는 21%로 재편되고, 현재 19% 안팎인 해외 매출 비중도 50%로 확대된다.

대우조선은 현재 재계 22위 규모. 연매출 8조원 가량에 영업이익은 3000억원 정도다. 2~3년 뒤엔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조선과 LNG선, 군함 잠수함 등의 우월적 조선기술과 드릴십(원유 시추선) 등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을 차지한다면 한진과 금호아시아나, KT를 제치고 세 계단이나 뛰어오를 수 있다.
▲ 출처:한화그룹

◇"성장 프로펠러"..건설·금융·네트워크 총동원 지원 

한화는 기존 해외 네트워크와 금융노하우로 대우조선의 해양선박과 플랜트에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포스코나 GS와 달리 보험, 증권,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각종 환헤지, 외화자산 관리 등 조선사업과 관련된 금융업무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하고, 선박금융 등 대우조선의 경영에 수반되는 투자금융 관련 업무에 버팀목이 될 것으로 한화측은 보고 있다.

또 ㈜한화, 한화석유화학 등 계열사를 통해 에너지사업과 관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대우조선의 기존 기술과 접목한다는 것.

한화는 최근에는 캐나다 오일샌드, 카자흐스탄 유전, 기타 광물개발 등 글로벌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신성장 핵심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화학 및 발전 플랜트 부문의 시공경험을 갖고 있으며 신도시개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 또한 대우조선과 앙상블을 이룬다면 시너지 효과가 큰 부문이다.

◇M&A 경험 풍부.."통하는 게 있다"

한화그룹은 무엇보다 '풍부한 M&A경험'이 가장 큰 강점이다. 

▲ 출처:한화그룹

한화는 1980년 매출이 8000억원에 불과했지만 대형 M&A를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27조 원대로 성장했다. 1980년과 비교해 매출은 35배, 자산은 111배 늘어났다.
모두 경영난에 빠진 부실기업을 인수해 성장시킨 덕택이다. 한화는 다우케미컬·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을 비롯해 정아그룹(현 한화리조트)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대한생명 등을 잇달아 인수했고, 이들은 모두 한화에 인수된 후 부실을 털어내고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고 있다.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사장은 "한화는 그동안 M&A를 통해 고도성장을 이룩해 왔다"면서 "M&A에서 중요한 것은 인수 후 기업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운영하느냐인데 한화는 이미 수차례 이 역량을 입증했다"고 강조한다. M&A 발자취를 보면 대우조선 발전을 이끌 적임자는 한화라는 논리다.

특히나 한화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는 경영합리화를 바탕으로 한 M&A'를 실시해 왔다.

지난 1986년 한양유통을 인수한 후 100% 고용보장을 하면서도 적절한 사업구조정과 리모델링을 실시, 국내 최초 명품백화점 개념을 도입해 갤러리아를 탄생시킨 것은 지금까지도 한화의 자부심이다. 

대한생명을 전격 인수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3년 만에 누적결손을 모두 해소하고 경영을 정상화했다.

대우조선도 마찬가지. 인수 후 통합과정에서 100% 고용을 보장하는 등 인위적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화는 노사갈등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수합병으로 인해 생긴 복수노조를 허용하면서도 20여년동안 노사분규가 없었다.

한화는 '신용과 의리'를,  대우조선은 '신뢰와 열정'을 앞세운 기업문화를 가져 동질성이 크다. 방위산업과 석유화학사업 등 중후장대한 국가 기간산업을 하는 등 문화적으로 거부감이 없어 인수 뒤 통합(PMI)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판단이다. 
▲ 출처:한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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