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간 매일 18홀 승부를 펼치는 골프도 다르지 않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는 대부분 마지막 날 후반 9홀에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스코어를 줄인다. 유난히 최종 라운드에 강한 신지애(31ㆍ쓰리본드)는 ‘파이널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반면 유난히 경기 후반에 약한 선수들도 많다. 샷 기술만 본다면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경기 후반 집중력ㆍ체력 저하로 인해 손에 잡힐 듯 했던 우승컵을 놓친 일도 많다. 경기 경험 부족과 멘탈, 체력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영양섭취의 불균형이 1차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희재 운동생리학 박사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에서 우리 몸이 가장 먼저 사용하는 주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이라며 “체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거나 다음날 피로감이 많은 선수라면 경기 중 탄수화물 섭취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골프선수는 어떤 탄수화물이 필요할까. 김희재 박사는 “골프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몰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탄수화물을 섭취해 일정하게 혈중 에너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즉 바나나 같은 복합탄수화물이다.
실제로 바나나는 골프선수들이 경기 중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경기 중 혈당 지수가 낮은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제한해 지속적인 혈당 유지를 유도한다는 게 김희재 박사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희재 박사는 “중추신경계는 탄수화물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며 “골프선수들의 집중력 유지를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전략적 섭취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재 박사는 또 “가장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 섭취는 액체 또는 젤 형태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혈당 지수를 고려해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는 에너지젤 혹은 음료라면 수시로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 혈당지수 (단당류 위주의) 탄수화물 음료ㆍ젤이라면 조금씩 나눠서 충분한 수분과 함께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