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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핫플] 열두굽이 꼬부랑, 천년 전 왕도 힘들어 한 고갯길

충북 보은 말티재
세조도 말에서 내려 걸어 오른 고개
뱀이 지나간 다리처럼 구불구불해
지난해 2월 정상부에 전망대 개장해
  • 등록 2021-02-19 오전 8:00:00

    수정 2021-02-19 오전 8:00:00

해질무렵 말티재전망대에서 바라본 12굽이나 되는 말티재 고갯길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보은의 말티재. 보은읍 장재리와 속리산면 길목리를 잇는 고갯길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옛길이다. 속리산 IC에서 25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구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법주사 방면으로 말티재가 나온다. 보은 읍내에서 약 7km 떨어진 거리다.

이 고갯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천년간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먼저 고려 태조 왕건은 할아버지인 작제건을 찾아 속리산으로 갈 때 말티재에 박선(넓고 얇게 뜬 돌)을 깔아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선 세조는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속리산으로 넘어가면서 이 길을 지났는데, 당시 가마가 오르지 못할 정도로 가팔라 말로 갈아탄 후에야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고갯길의 이름도 ‘말티재’라고 붙여졌다. 대단했던 왕에게도 말티재는 고행의 길이었음이 분명하다. 높은 고개라고 해서 말티재라고도 불렀다는 설도 있긴 하다.



지금도 말티재 정상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가파른 열두굽이가 1.5km가량 이어지는데, 마치 뱀이 지나간 자리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생김새가 어찌나 독특한지 직선거리로 4km 떨어진 삼년산성에서도 알아볼 정도다. 국내 최고의 S자 운전연습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좁은 도로를 따라 오르는 사이, 차도 숨을 헐떡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고개를 넘어가는 길 내내 아찔한 전율마저 느껴진다. 매끄럽게 깔린 아스팔트 도로 위로 가드레일과 가로등을 설치했지만, 그래도 핸들을 꽉 잡은 손에서 땀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고갯길 정상부 속리산 관문 위에는 건물이 들어섰다. 생태문화교육장과 전시장, 꼬부랑 카페가 있다. 잠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밖으로 나가면 전망대가 보인다. 마치 회오리감자꼬치 모양이다. 지난해 2월 개장한 신상여행지. 높이는 비록 20m에 불과하지만, 전망대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꼬부랑길 끝에 세워져 발아래로 느껴지는 고도감 또한 남다르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말티재로 오르는 열두굽이의 도로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치 미니어처를 보는 듯한 귀여운 자동차와 첩첩이 쌓인 듯한 산능선이 발아래 펼쳐진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산 능선 너머로 붉게 물드는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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