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장·차관 인사 6명을 교체한 지난 15일 ‘미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 중 한 명은 바로 최상목(53·사진) 기획재정부 1차관이다. 1985년 행시 29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엘리트 관료’, ‘천재 관료’라는 평가를 얻는다.
실제 그가 밟은 이력은 화려하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기재부의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 경제정책과 금융 분야의 주요 보직을 대부분 거쳤다. 장관 정책보좌관도 강만수 전 장관에 이어 현오석 부총리까지 두 번이나 했다. 거시경제정책과 자본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인 시각을 갖췄다. 경제 관료로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이수한 그에게 미래의 장관감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였다.
오랫동안 최 차관과 함께 일해 온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송언석 2차관, 김철주 기획조정실장과 함께 기재부 내에서 잘나간다는 행시 29회 출신으로 치밀하면서도 기밀하고,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 서기관 시절부터 줄곧 좋은 코스를 밟으면서 가장 앞서 나간 선두주자였다”라고 평가했다.
거시경제정책과 자본시장까지..종합적 시각 갖춰
최 차관은 사무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기획 금융통‘으로 1990년대 초 재무무 국제금융국 외환정책과 사무관 시절 외국환 관리법을 30년 만에 전면 개편하는 데 일조했다. 당시 국장이 MB정권 시설 실세였던 강만수 전 장관이다. 그는 2005년 그의 저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법을 전공해 외국환관리법 개정안 입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며 최 차관을 소개했다. 강 전 장관이 수장으로 되면서 그를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발탁할 정도로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 차관은 ‘슈퍼 메기’라고 불릴 정도로 여의도 증권, 금융가에서도 지명도가 컸던 관료였다”면서 “침체돼 있던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인물”이라고 기억했다.
일 잘하는 상사는 후배들한테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한테도 인기도 많다. 한 후배는 그를 ‘곰살맞은 선배’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끝까지 일로 승부를 보려는 욕심쟁이 성취형 스타일이었지만, 후배들을 다그치기보다는 차근차근 설득하며 잘 이끌어 줬다”고 회상했다. 최 차관은 지난 2006년 증권제도과장시절 기재부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독서광이자 저술가이기도 하다. 증권제도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자통법’을 만드느라 바쁠 때였지만 과거 경제 역사를 다룬 ‘경제와 역사, 그들의 동반 여행기’ 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경제 문제를 푸는 해답은 과거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서울대 법대 ‘똥파리’ 넓은 인맥..입법과제 좋은 자산
하지만 최 차관의 어깨는 꽤나 무겁다. 내수 회복세가 주춤해지려는 가운데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북한 핵실험 등 대외리스크가 크게 불거지면서 한국 경제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유일호 경제팀의 일원으로서 이를 돌파할 새로운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최 차관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친정으로 돌아와 기쁘기도 하지만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차관을 맡게 돼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면서 “유 부총리를 보좌해서 기재부가 중심이 돼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구조개혁 성과가 잘 나와 국민 생활이 나아지도록 보람되게 일하겠다”고 내정 소감을 밝혔다.
He is..
△63년 서울 출생 △오산고 △서울대 법대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자관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부총리 정책보좌관 △정책협력실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경제금융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