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라인 승진시키고 美에 ‘연말’까지 시한 준 김정은

김정은, 북미 회담 가능성 밝히며 "연말까지 용단 기다리겠다" 통보
김영철 재신임·최선희 승진..대미 라인 남기며 대화 여지
문책 대신 신뢰..북미 협상 과정에서 양보 없다는 신호로도 해석
  • 등록 2019-04-13 오후 12:42:13

    수정 2019-04-13 오후 12:42:1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제14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서 미국과의 3차 회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연말’이라는 시한과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앞서 대미 외교 선봉에 나섰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제1부상으로 약진한 이후다. 대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미 기싸움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입장을 직접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대화 교착 상태에서 북한이 일단 대화 가능성을 꺼낸 것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회담 결렬 직후 하노이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협상 과정의 불만을 터트렸고 이후에도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이 평양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부정하는 뉘앙스를 전한 바 있어서다.

당시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보인 (협상) 태도에 혼란스러워했다”며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포함한 결단에 대해 “곧 입장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후 러시아와의 정상 회담 등 가능성을 내비치며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앞서 김 위원장이 북미 협상 과정을 총괄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국무위원회 위원에 재선임하고 최선희 부상도 제1부상으로 승진시키면서 대미 외교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부상은 북미 협상이 재개된다면 스티븐 비건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가능성도 있다.

북미 대화의 동력이 살아났지만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며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빅딜’은 수용할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더욱이 최 부상이 육성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정면 비판한 바 있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유연한 태도로 대화에 나설지는 의문이 남는다. 최 부상은 앞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줄곧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 중 누가 먼저 양보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북한은 먼저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 부상을 승진시킨 것은 앞으로 협상에서 북한이 새로운 접근법이나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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