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우리는 수퍼 바이오시밀러를 만든다"

박승국 한올제약 바이오연구소장
지경부 지원 신약프로젝트 지휘
"개량형 인터패론 알파 주사제 개발중..해외임상·판매 준비중"
  • 등록 2009-08-03 오전 10:23:51

    수정 2009-08-04 오전 10:30:26

[이데일리 문정태기자] 최근 지식경제부가 바이오 시밀러 지원 대상 기업을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부는 기자에게 물어왔다. "한올제약(009420)이 뭘 만드는 곳인가요?" "이름도 잘 들어보지 못한 저 회사가 어떻게 40억원씩이나 지원받는 정부과제를 따 낸 겁니까?"

삼성전자와 LG생명과학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기업들. 또한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다. 하지만, 제약업계 밖에서 한올제약을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 박승국 한올제약 바이오연구소 소장
한올제약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약업계 서열로 따져보면 20위권에 턱걸이 하는 정도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제약사들도 따내지 못한 지경부 지원대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일을 가능케 만든 장본인인 한올제약 바이오연구소 박승국 소장을 만났다. 비결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박승국 소장은 한국 신약개발사, 특히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있어서 선구자다. 그는 이미 국산신약의 개발을 완료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그가 만들었던 약은 대웅제약의 `EGF 외용제`다.

2001년 대웅제약에 재직했던 시절, 순수 국내 기술로 `이지에프 외용액`의 개발에 성공해 식약청으로부터 공식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국내신약 2호, 생명공학 신약 1호로 등재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에 가까웠다.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EGF 외용제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은 각별하다.

박 소장은 "참으로 많이 고생을 했다. 회사와도 많은 트러블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약이 팔릴 수 있는 시장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신약개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첫번째 완성작을 만들고 난 뒤 8여년이 흐른 지금. 그는 자신의 또 다른 작품의 완성을 향해 절차탁마(切磋琢磨)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지식경제부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그가 지경부의 스마트프로젝트로 개발하고 있는 약은 바이오 시밀러인 `개량형 인터패론 알파 주사제`다. 기존 약은 1주일에 2~3번은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개발중인 약은 효능이 대폭 개선돼 1주일에 한번만 맞으면 된다. 또한, 먹는 약으로도 개발된다.  

박 소장은 "현재 개발중인 인터패론 알파는 그저 오리지널 약을 카피(복제)하는 약이 아니라, 약의 성능을 한층 개선시킨 수퍼 바이오 시밀러"라며 "현재 임상 1상이 완료된 상태며, 효능면과 안전성 면에서 오리지널 약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 개발의 성공가능성과 시장성을 정부도 알게 됐기 때문에 작은 제약사인 우리 회사에 거금을 지원하게 됐을 것"이라며 "치과의사 출신의 대표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었으며, 이런 덕에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약품의 해외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받고 있는 것이 해외진출의 경험이 없다는 점.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합성물 신약을 개발중인 국내 제약사는 후보 물질을 만든 후 라이센스 아웃(기술수출)을 통해 해외에서의 개발과정을 현지 회사가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올제약은 미국에서 직접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소장은 "한올제약의 미국 현지법인을 이미 설립해 놨으며, 현지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일을 라이센스 관련 일을 해온 분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약품의 개발을 완료한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라며 "아무리 좋은 약도 판매루트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만큼 미국에서 제대로 유통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구하는 일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 1상을 끝난 현재까지 인터페론 알파를 개발하기 위해 투입해 온 R&D비용은 100억원 정도. 2상시험에서 70억원과 3상시험에서 추가로 16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100억원을 들여 충북 지역에 의약품 생산을 위한 토지도 구매해 놨다.

의약품 개발과 판매에 대한 과정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약간의 고민은 있다. `돈 문제`가 그것.

박 소장은 "정부가 내년에도 바이오 시밀러 분야에 450억원 정도의 지원을 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현재 진행중인 다국적 회사들과의 라이센스 아웃 계약이 잘 성사되면 개발비 부분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량형 인터패론 알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 한올제약이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들중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것만도 6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2015년에 10조원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박 소장은 "10조원이라는 건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7개의 약품들이 모두 성공한다면 그 정도의 매출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약품 개발이 뜻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약의 개발 가능성을 20% 정도로 잡는다면 2조원의 매출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그 중에서 반 정도는 파트너(해외제약사)의 몫이라고 치면 1조원은 한올제약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정도만해도 국내 제약업계의 판도는 훨씬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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