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중앙銀, 올해 금리인상 80회…역대 최고 수준

올 상반기 선진국 20회·신흥국 60회 기준금리 인상
역대 가장 빠른 속도…연간 최고치도 갈아치울 듯
신흥국, 자본유출·통화하락 등 금융 부실화 조짐
선진국도 안전하지 않아…CEO 60%가 내년 침체 전망
  • 등록 2022-06-19 오후 1:35:31

    수정 2022-06-19 오후 8:54:3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총 80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2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긴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까지 계속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 최다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동시다발적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올 상반기 선진국 20회·신흥국 60회 기준금리 인상

1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국제결제은행(BIS)의 세계 주요 38개국·지역 정책금리 동향 및 각국 중앙은행 발표를 자체 집계한 결과, 세계 각국에서 올 들어 총 80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7배에 달하는 규모로, 자료 접근이 가능한 2000년대 이후로는 가장 많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됐던 2011년(56회),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6년(65회)를 웃돈다.

미국이 먼저 기준금리를 올리고 유럽과 신흥국들로 연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주요 국가들 중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봉쇄조치 등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진 중국과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일본 정도다.

선진국에선 올 상반기 총 20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 0.25%포인트 인상, 3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다. 5월엔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빅스텝) 올린 데 이어, 6월에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 인상했다.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2월부터 5차례 연속 0.25%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1.25%까지 끌어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달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히며 마이너스(-) 금리 시대 종식을 예고했다.

신흥국에선 올 상반기 무려 60회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50회)보다 빠른 속도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현재 속도라면 연간 최고치였던 2006년의 119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자본유출·통화하락 등 금융 부실화 조짐

2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동시다발적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의 봉쇄조치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불분명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신흥국이다. 미국과 금리인상 속도를 맞추지 않으면 해외 자본이 급속도로 유출된다. 미 금융조사업체 EPFR에 따르면 올해 1~5월 신흥국 채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이미 570억달러(약 73조 8150억원)에 달한다.

자본유출은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대외 채무 부담이 확대된다. 실제 유럽에선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남미에선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아시아에선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23개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미국 장기 국채 금리보다 8%포인트 이상 높다. 올해 초 16개국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달비용 증가 등 금융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화가치 하락은 또 이미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신흥국들의 수입물가를 더욱 높여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다. 이에 세계은행은 최근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6%에서 3.4%로 하향했다. 일각에선 신흥국의 도미도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제기된다.

선진국도 안전하지 않다. 최근 컨퍼런스보드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0% 이상은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 앞으로 12~18개월 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에 22%의 CEO만이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데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연착륙’ 전망은 12%에 그쳤다.

WSJ은 “빠른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이 미 경제를 잠식하고 있고,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은 봉쇄조치에 발목을 잡혔고, 신흥국에선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수익을 위해 취약한 국가의 자산을 버리면서 자본유출 압박을 심화하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는 팬데믹 이후 가장 약한 확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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