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전례없는 軍인사…김도균 군단장 발탁 '막전막후'

  • 등록 2020-05-09 오전 11:50:18

    수정 2020-05-09 오전 11:50:1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도균이 시작과 끝이었다.”

2020년 군 상반기 장성 인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매번 군 인사 이후에는 뒷말이 무성합니다. ‘어떻게 그 사람이 됐나’, ‘이 사람은 왜 안됐을까’ 등의 말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히 더 그런듯 합니다. 좋은 말로 하면 ‘파격’이지만, 사실상 특혜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군 내부가 ‘부글부글’ 입니다.

사단장도 안거치고 군단장 직행

정부는 전날인 8일 2020년 상반기 장성급 장교 인사를 통해 국방부 대북정책관 겸 남북장성급회담 남측 대표인 김도균 육군소장(육사44기)을 중장 진급시켜 육군수도방위사령관에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수방사령관은 전방 군단장급 보직입니다. 야전 보직으로 대령 때 연대장을 하고, 소장 때 사단장을 거쳐야 앉을 수 있는 자리라는 얘기입니다. 수방사는 예하부대로 52사단과 56사단, 제1방공여단, 제1경비단, 제1113공병단, 제35특공대대 등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도균 중장은 과거 대령 때 수방사 예하 사단에서 연대장을 한 이후 지휘관을 한 적이 없습니다.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이후 계속 정책 부서에 있었습니다. 준장 진급 이후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을 한 그는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소장 진급했습니다. 앞서 같은 자리에 있었던 문성묵·이상철·문상균 예비역 준장 등은 2년 임기제로 준장 진급을 했는데, 처음으로 그는 정규 진급해 소장까지 한 것입니다.

당시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이 2018년 10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장성급 군사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김도균 중장은 현 정부들어 국방개혁비서관 이후 신설된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남북군사회담과 9·19 군사합의 이행 등을 주도했습니다. 이같은 김도균 중장의 ‘공’(功)으로 이번 인사 전부터 그의 중장 진급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사단장을 거치지 않고 국방부 국장 보직에 있는터라 군단장 보직은 어려웠습니다. 임기가 다한 김영환 육군 중장(육사42기)의 뒤를 이어 국방정보본부장 자리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에 정보병과가 반기를 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병과 출신 육사43기 1명과 김도균 중장 동기인 육사44기 2명이 있는데, 그를 정보본부장에 앉힐 경우 이들이 모두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보병과의 인사적체 문제로 결국 이번 인사에서는 합동참모본부 북한정보부장인 육사43기 이영철 소장이 중장 진급해 국방정보본부장에 임명됐습니다.

보병작전 장군들, 군단장 진출 무산

그런데 이번 인사 과정에서 현 수도방위사령관이었던 김선호 중장(육사43기)이 전역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초 수방사령관 자리는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인 김현종 육군 중장(육사44기)이 희망한 자리였습니다. 인사폭을 제한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김선호 중장과 자리를 맞바꾸는 방안이 유력시 됐습니다.

하지만 김도균 중장의 국방정보본부장 행(行)이 어려워지자 이를 고민한 군 당국은 교체 예정인 5군단장 보다는 상대적으로 수방사령관 자리가 낫다고 판단한듯 합니다. 김현종 중장을 5군단장으로 보내고, 현 5군단장인 안준석 육군 중장(육사43기)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으로 맞바꾸는 인사가 이뤄진 배경입니다.

육군 장성 추천심의위원회 직후인 지난 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김현종 중장을 국방부로 불러 이같은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현종 중장이 5군단 예하 3사단에서 대대장을 하고, 이후 사단장까지 역임해 5군단장에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국방개혁 2.0에 따라 인접 6군단이 해체될 예정이어서 축선 조정과 작전계획 수정 등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장위중앙교회에서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6사단 장병들이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부는 김도균 중장의 수방사령관 발탁에 대해 “수방사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을 방위하는 부대로서 다양한 위협이 상존하는 작전환경에서 위기관리 능력도 필요하고, 민·관·군·경 통합방위를 위한 관련기관과의 유기적 협조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대북 정책에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여러 야전 지휘관의 근무경험과 유연하고 통합적인 사고, 위기관리 능력 등을 인정받아 충분히 수방사령관 임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도균 중장의 진급과 수방사령관 발탁으로 진급 1순위로 꼽히는 보병병과 작전 특기의 군단장 진출은 무산됐습니다. 이 때문에 그의 동기인 강인순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이진형 국방부 정책기획관, 황병태 2작전사령부 참모장 등이 낙마했습니다. 이들이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진급할 것이라는 보장 역시 없습니다. 출중한 육사45기 후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 문재인 정권의 남북대화 기조에 발맞춘, 군 지휘관 인사 원칙과 체계를 무너뜨린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무리 덕장(德將)·지장(知將)·용장(勇將)·맹장(猛將)이라도 관운이 붙는 운장(運將)은 못당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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