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씨는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임지호의 부음을 듣는다. 믿기지 않는다. ‘음식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붙잡고 있을 때에 제게 많은 영감을 준 분”이라며 2009년 고인에 대해 썼던 글을 올렸다.
그는 ‘제사장 임지호’라는 글에서 “그는 자신의 요리를 먹지 않는다. 자신은 요리를 하는 사람이지 그것을 즐기는 일은 손님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가 음식 먹는 것을 보면 악식가(惡食家)라 불러야 할 것이다. 눈앞에 있는 것은 죄다 쓸어 넣는다. 박력 있게 먹는다. 맛있다 맛없다 평가도 하지 않는다. 맛을 느끼려고도 하지 않는 듯하다. 뭐가 맛있냐 물으면 ‘라면’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가 요리예술가로 평가 받는다”고 했다.
황 씨는 고인에 대해 ‘영혼의 안식을 먹이는 요리사’라고 표현했었다. 그는 또 2010년 펴낸 책 ‘미각의 제국’에서 한 챕터를 할애해 ‘임지호의 매화차 매화 만발한 바닷가 언덕으로 나를 데려다 주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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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연구가는 12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항년 65세. 그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인천 강화군의 ‘산당 임지호의 호정’도 이날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는 ‘자연 요리 전문가’라는 수식어답게 40여 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발길 닿는 대로 재료를 찾고, 손길 닿는 대로 요리를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을 받은 임 연구가는 지난 2017년 7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청와대 상춘재 ‘호프 미팅’에서 화합, 치유, 원기 보충을 의미하는 자연식 요리를 안주로 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2월에는 자신의 삶과 요리에 대한 철학,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10년에 걸쳐 담아낸 박혜령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으로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유족에 따르면 빈소는 쉴낙원 김포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