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IMF를 겪으면서 은행을 비롯한 각 기관들이 해외자금 차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해외자금 차입은 해당 기관 입장에서는 부채로 계상되기 때문에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외화는 국제영업을 위해 항상 적정 수준을 보유해야 하는 측면이 있고, 그래서 외화차입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이같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외화차입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부터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화자금이 모자란 각 은행들은 해외로 돈을 빌리러 나갔고, 천정부지로 솟는 금리를 보면서 ‘차입금리=신인도’라는 등식을 국내 투자자들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외화차입과 관련된 소식은 그래서 종종 여러 해프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각 기관들은 항상 자신들의 차입금리가 제일 낮고 따라서 신인도가 좋아졌다고 홍보하기 일쑤다.
최근 BIS비율 맞추기에 급급한
외환은행은 외화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면서 자신들의 발행금리는 코메르츠와 합작해 더없이 좋은 금리라고 홍보했지만 막상 시장에서의 평가는 달랐다.
13일 5000만달러 차입을 발표한
대구은행도 이와 별 차이가 없다.
대구은행은 발표 자료에서 옵션 사항을 제시하지 않았다. 콜·풋옵션 행사는 단순히 옵션사항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통상 실제 만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날
대구은행이 발표한 만기조건은 계역서상 분명히 3년이기는 하지만 옵션 사항을 감안하면 1년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다.
조달금리에 대한 발표도 마찬가지다. 외화 차입금리나 채권발행 금리는 통상 두가지로 표기된다. 액면그대로인 발행금리가 있고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총조달금리가 있다.
대구은행은 5000만달러 차입을 하면서 발행금리는 L+70bp, 총조달금리는 L+80bp라고 발표했다. 함정은 여기에도 숨어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이번 차입의 수수료는 30bp”라며 "L+80bp라는 총조달금리는 만기가 3년이기 때문에 30bp를 나눠 10bp만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30bp의 수수료는 계약과 동시에 1회로 지급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대구은행의 이번 외화차입의 정확한 조건은 만기 1년, 차입금리는 L+70bp, 총조달금리(all-in-cost)는 L+100bp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