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청해부대 10년, 5번의 파병 임무 '최영함'

  • 등록 2019-05-26 오후 1:20:14

    수정 2019-05-26 오후 1:20:1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의 해외 파병은 1993년 상록수부대가 처음입니다.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1993년 소말리아에 처음으로 UN평화유지군을 파견한 것입니다. 이어 서부 사하라 국군 의료지원단, 앙골라 공병부대, 동티모르 상록수부대, 아이티 단비부대를 파견한바 있습니다. 현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레바논 동명부대·남수단 한빛부대·소말리아 청해부대·UAE 아크부대를 합치면 그동안 총 28개국에 우리 국군을 파병했습니다.

이중 청해부대는 대한민국 해군의 최초 전투함 파병부대입니다. 청해부대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소말리아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내전과 무정부 상태 등을 겪으며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곳입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는 해적들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해적의 수와 선박 납치 사건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에 유엔은 소말리아 해적을 퇴치하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제1835호를 결의하고 회원국에게 함정과 항공기 등의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 항해를 지원하기 위해 2009년 3월 13일 청해부대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했습니다.

해적퇴치·선박호송·안전항해 지원

아덴만 해역은 원유와 LNG 등 우리나라 전략물자의 주요 해상수송로입니다. 우리나라 총 해운 물동량의 29%가 통과하는 곳으로 우리 국적 선박은 연중 약 500회 통항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덴만 해역을 통과하지 않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시에는 6000km의 항해거리가 늘어 1만톤급 컨테이너선 기준 7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듭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아덴만 해역에 호위함 2척과 군수지원함 1척으로 이뤄진 호위편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지부티에 2017년부터 해외 군사기지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본 역시 2011년부터 지부티 공항 인근에 거점을 건설하고 해상자위대 병력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아덴만 해역에서의 대해적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호위함 1척과 P-3 초계기 2대를 운용중입니다.

실제로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을 통해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무사히 구출해 우리 군의 우수한 작전능력을 과시한바 있습니다. 2012년 12월에는 피랍된 제미니호 선원 4명을 성공적으로 구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2014년과 2015년 리비아와 예멘 사태 때도 청해부대는 우리 국민과 외국인을 인접국가로 철수시키는 작전을 실시했습니다. 예멘 사태 당시에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대한민국 최초로 함상에 한국대사관 임시사무소를 개설해 체류 국민과의 연락 유지와 국민보호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8년 4월 대서양으로 이동해 피랍됐다 구출된 우리 선원 3명을 나이지리아에서 가나까지 호송하기도 했다.

낯선 바다서 국민 생명·재산 보호

청해부대 파병은 사실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국내에서는 수행하지 않았던 대해적 작전을 준비하고 숙달해 완전작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인도양이라는 낯선 작전 환경 속에서 구축함 1척만 파병해 단독으로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은 큰 어려움입니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40도를 치닫는 기온과 습도, 계절풍을 타고 오는 높은 파도는 청해부대에게는 낯선 것들입니다.

청해부대는 국내에 6척 뿐인 DDH-Ⅱ급 구축함을 1척씩 선정해 파병합니다. DDH-Ⅱ급은 4500톤급 헬기 구축함 입니다. 충무공 이순신급 함으로도 불리며,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방공 구축함이자 원거리 작전능력을 보유한 구축함입니다. 청해부대 병력은 DDH-Ⅱ급 구축함과 검문검색대, 항공파견대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됩니다. 현재는 지난 3월 출항해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조영함까지 총 29번의 파병이 이뤄졌습니다. 문무대왕함과 왕건함이 각각 6번씩 파병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대조영함과 최영함은 5번, 충무공이순신함은 4번, 강감찬함은 3번 파병이 이뤄졌습니다.

28진 최영함 사고로 병사 순직

이중 최영함(DDH-981)은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급의 제6번함으로 고려의 장군이었던 최영의 이름으로 함명을 정했습니다. 2008 9월 취역했습니다. 청해부대 6진으로 첫 파병 임무를 나섰던 최영함은 2011년 해군특수전여단과 함께 ‘아덴만 여명작전’을 수행한 함정입니다. 이 작전은 우리 군 최초의 해외 인질 구출 작전이었습니다. 최영함은 이후에도 청해부대 14진, 20진, 23진으로 활약한데 이어 최근 28진으로도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출항한 최영함은 총 193일 파병 기간 동안 아덴만 해역과 인도양에서 선박 596척의 안전 항해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4일 오전 29진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로 입항하던 최영함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부두에 정박한 최영함 선수 쪽 갑판에서 정박용 밧줄인 ‘홋줄’이 끊어지면서 장병 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중 얼굴을 심하게 다친 병사 1명은 현장에서 군의관에게 심폐소생술 등을 받은 뒤 민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나머지 4명의 경우 1명은 가벼운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다른 장병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역 1개월여를 앞두고 변을 당한 고(故) 최종근 하사(22)는 주한 미 해군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지난 2017년 8월 해군에 입대했다고 합니다. 최영함에는 2017년 10월 말 전입했습니다. 청해부대 파병을 앞두고는 파병 종료 시 전역이 1개월 밖에 남지 않았지만, 함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파병 임무에 자원했다고 합니다. 능숙한 영어 실력으로 청해부대 파병 임무 수행 중에는 통역을 지원하며 현지 에이전트와의 업무를 도왔습니다.

故 최 하사의 명복을 빕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 그의 헌신과 용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청해부대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그의 이름이 기억될 것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