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가격하락·거래중단 장기화

  • 등록 2003-11-21 오전 9:51:32

    수정 2003-11-21 오전 9:51:32

[조선일보 제공] “세무서에서 단속 나오면 뭘합니까? 어차피 거래 한 건 못하고 있는데….”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D부동산 강모(39) 사장은 벌써 일주일째 집에서 쉬고 있다. ‘10·29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 데다 지난 14일부터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시작됐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한 달 가깝게 단 한 건의 계약서를 써보지 못했다”면서 “급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잠실 일대 200여개 중개업소는 일주일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10·29대책이 발표된 지 3주일이 지났지만, 아파트 시장에는 ‘거래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아무리 낮은 가격으로 내놓아도,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급매물마저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 집값 하락세 뚜렷 정부는 20일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 주재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점검반’ 회의를 열고 “서울 강남지역 집값이 10월 초에 비해 25% 가량 떨어지는 등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국민은행의 조사결과를 인용, 전주(前週) 대비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서울의 경우 지난 4일 마이너스 0.2%, 11일 마이너스 0.3%로 2주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남지역은 4일 마이너스 0.3%, 11일 마이너스 0.5%로 서울 평균보다 큰 폭으로 집값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건교부의 현지 출장 조사결과 역시 집값이 강남을 중심으로 9·5대책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E아파트 31평형(재건축)의 경우 지난달 7일 7억2000만원에서 지난 5일 6억3000만원, 18일 5억6000만원선으로 20% 이상 떨어졌고, 같은 지역 M아파트(46평형)도 지난달 7일 15억원에서 지난 5일 12억원, 18일 11억원으로 27%나 폭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뱅크도 이날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13만6147가구 중 61.5%인 8만3717가구의 매매가격이 지난달 29일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송파구는 재건축 아파트 3만7529가구 중 90.3%에 해당하는 3만3879가구가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 중단 장기화 조짐 집값은 떨어지고 있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이른바 ‘거래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10·29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완전히 끊어진 상태이다. 잠실동 에덴공인 관계자는 “매수대기자들이 눈치만 보면서 섣불리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연말까지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천구·마포구 등 비(非) 강남지역에서도 매매거래가 중단되기는 마찬가지이다. 10월 초까지 1~2건씩 매매됐던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한 달째 거래중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목동 까치부동산 관계자는 “시세보다 5000만~6000만원쯤 싼 급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면서 “전·월세 거래마저 중단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연말까지 가격 하락 및 거래 중단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주택거래신고제와 보유세 강화 문제 등이 매듭지어질 때까지는 매도·매수자 모두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가 어느 정도 살아나야 본격적인 가격 안정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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