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30년 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투자나 기술혁신 등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종화 한국경제학회 회장이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은행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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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학회장인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날 열린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인구가 감소하는 성장모형과 한국 경제에의 적용’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가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를 가정하고 성장모형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2050~2060년 연평균 GDP 성장률은 0.9%, 1인당 성장률은 2.3%로 추정됐다. 지난해 성장률이 2.6%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에 주는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들어 0%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과 코로나19 펜데믹 초기인 2020년(-0.7%)뿐이다.
다만 이 교수는 기술 진보와 노동력의 질적 향상, 물적자본 투자율을 높게 유지해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다면, 지속적인 경제 발전은 가능하다고 짚었다. 기술진보율과 인적자본 증가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2050~2060년 연평균 성장률은 1.5%, 1인당 성장률은 2.9%로 나타났다. 반면 물적자본 투자율과 기술진보율 등이 점진적으로 낮아질 경우 2050~2060년 성장률은 0.2%, 1인당 1.5%로 떨어졌다.
이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는 다양한 경제·사회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노동력의 양적 확대는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국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적자본 확충, 기술혁신, 물적 자본 축적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경제학회가 주관하는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는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총 58개의 경제학 학회가 45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