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증시]"스타도, 디아도 없다"…한빛소프트의 현주소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유통으로 게임업계 큰 손으로
블리자드 판권 잃은 후 흥행 게임 없어… T3에 인수
드론, 블록체인 사업에도 진출해 사업 다각화 모색
  • 등록 2019-04-06 오후 1:00:00

    수정 2019-04-06 오후 1:00:00

스타크래프트 : 부르드워 게임 로딩 화면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2000년 대 초반 게임을 즐겼던 사람에게 ‘한빛소프트(047080)’란 매우 낯이 익는 사명(社名)이다. 국민 게임으로 등극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와 핵&슬러쉬 RPG 광풍을 일으킨 ‘디아블로2’ CD 패키지를 구입할 때면 항상 상자 한 편에 한빛소프트 로고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두 게임을 수입해 유통한 곳이 바로 한빛소프트다.

IMF로 탄생한 한빛소프트, 블리자드 등에 업고 폭풍 성장

한빛소프트의 시발점은 1997년 우리나라를 덮친 IMF 외환위기 사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본래 스타크래프트의 판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LG그룹 계열사였던 LG소프트였다. 그러나 당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였던 LG소프트로서는 게임 마케팅에 소극적이었고 IMF 외환위기 사태로 게임 사업부 철수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LG소프트 콘텐츠사업팀 팀장이었던 김영만 전(前) 한빛소프트 회장은 이 과정에서 회사를 나와 1999년 1월 한빛소프트란 이름의 조그마한 게임 유통사를 설립하게 된다. 김 전 회장은 즉각 LG그룹 측과 접촉해 LG소프트가 유통하던 교육 및 게임 소프트웨어 판권을 넘겨 받았다. LG그룹으로선 사업부를 철수한 상황인지라 큰 갈등 없이 한빛소프트에 스타크래프트 등의 판권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이것이 김 전 회장의 ‘신의 한수’가 된다. 스타크래프트는 물론 스타크래프트 확장팩이었던 스타크래프트 : 부르드 워에 이어 디아블로 2까지 한빛소프트가 유통시킨 블리자드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을 흔들어 놓으며 한빛소프트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설립 당시 249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디아블로2의 확장팩 ‘디아블로2 : 파괴의 군주’가 발매되던 2001년 82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한빛소프트는 2002년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한다.

한빛소프트는 2001년 ‘한빛스타즈’라는 프로 게임구단을 운영하며 당시 태동하기 시작한 스타크래프트 프로 리그가 정착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당시 팀에는 1세대 저그 프로게이머 강도경, 가림토스로 알려진 김동수, 악마 박용욱, 영웅 박정석 등이 소속돼 있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탄트라 온라인 게임 스크린샷
블리자드와 이별… 그리고 추락

그러나 블리자드와의 인연은 오래 가지 못했다. 워크래프트3 확장팩인 ‘워크래프트 : 프로즌 쓰론’ 판권을 손오공(066910)에 뺏기더니 블리자드가 블리자드 코리아를 설립해 한국에 직접 진출함에 따라 한빛소프트는 주요 수입원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한빛소프트는 2003년7월 자체 개발한 MMORPG ‘탄트라’로 승부수를 띄웠다.

서양의 판타지, 중국의 무협풍 세계관이 득세하던 MMORPG 세계에서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한 탄트라의 시도는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게임 유통에 특화돼 있던 한빛소프트로서는 자체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대작 MMORPG를 운영할 능력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어려운 레벨 업, 부실한 시나리오 등으로 결국 인기몰이에 실패하게 된다.

‘프로즌 쓰론’의 판권 확보 및 탄트라 흥행 실패로 2002년 35억6000만원 수준이던 회사의 영업이익은 5억3000만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주가 또한 고꾸라졌다. 상장 3거래일만에 4만5000원 선까지 올랐던 한빛소프트의 주가는 2003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 기준 4265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2007년 ‘헬게이트 런던’ 실패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블리자드 출신 게임 개발자 빌 로퍼가 개발한 것으로 화제가 됐던 헬게이트 런던은 빠른 콘텐츠 소모와 한빛소프트의 국내 서버 관리 미숙으로 기대를 품고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의 날선 비판에 직면했고 헬게이트 런던을 출시한 당해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기에 이르렀다. 결국 회사는 2008년 리듬게임 오디션을 개발한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다.

대규모 게임 출시 준비중… 과거 영광 재현할까

현재 한빛소프트는 게임 뿐 아니라 드론 및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2008년 한빛드론을 계열사로 편입해 드론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신규법인 ‘브릴라이트(Bryllite)’를 세워 블록체인 기술 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게임 업체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한빛소프트는 리듬게임 오디션, MMORPG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서비스 중이며 종속회사인 HUE(HANBIT UBIQUITOUS ENTERTAINMENT)를 통해 일본에서도 그라나도 에스파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채널A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도시어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낚시게임 ‘도시어부M’을 준비하고 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스퀘어에닉스와의 공동개발한 삼국지 세계관 기반의 새로운 모바일 게임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약 7억2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는 3000원 선에서 맴돌고 있지만 출시 준비 중인 신작 게임들이 흥행과 계열회사들이 추진 중인 사업들의 성과에 따라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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