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다윗-골리앗 싸움에 멍드는 여행업계

저가항공사, 가격 무기로 시장 잠식
KAL·아시아나, 여행시장에 진입장벽 쳐 견제
여행사 상품기획 활로 막고, 소비자는 선택권 잃어
  • 등록 2010-03-12 오전 10:01:03

    수정 2010-03-12 오전 10:05:35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작년 신종 인플루엔자로 힘들 때, 저가항공사 티켓으로 여행상품을 만들어 활로를 뚫으려고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막았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12일 이렇게 말했다.  
 
대형 항공사가 저가 항공사와 벌이는 시장 싸움에, 여행업계와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1일 대한항공에 104억원, 아시아나항공에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저가항공사의 티켓 판매를 막았다는 것. 

공정위는 "두 항공사가 저가 항공사와 거래하는 여행사에다 성수기 인기노선 좌석을 제한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 항공사별 국내선 여객 운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했던 시장에 제주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이 진입하면서 대형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 올해 1~2월 국제선 시장에선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대형 항공사들은 국내선 시장에서 오히려 작년보다 못한 성적을 올렸다.

되살아난 국내선 수요를 저가항공사가 흡수했기 때문이다. 인기노선인 김포~제주 노선에서 저가 항공사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4분기 39.5%에서 올해 1~2월 46.9%로 7%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여행상품에서 10만원 차이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저가 항공사 항공권은 여행사들로선 매력적인 기회다. 하지만 다양한 인기노선과 막대한 공급권을 쥐고 있는 대형 항공사들이 문제였다. 여행사측에다 저가 항공사 항공권을 사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여행사들은 저가항공사의 항공권을 여행상품에 활용하지 못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는 영원한 `을`"이라며 "양대 항공사가 좌석을 주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제주항공 등이 주요 타깃이 됐다"며 "항공운송업은 사업 초창기 대규모 자본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장 진입에 실패하면 도산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성항공과 영남에어는 지난 2008년 8월과 12월에 운항을 중단하고 폐업 상태에 있다. 

업계에선 단거리 노선에서 저가 항공사의 성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국내선은 장기적으로 저가항공사가 가져갈 시장"이라며 "대한항공은 국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브레이크가 앞으로 저가항공사들의 사업기회 확대와 소비자 이익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가항공사 한 관계자는 "돈이 적은 사람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여행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저가 항공사가 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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