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보완책 정책모기지 ‘경고등’…일자리에 밀려 주금공 자본확충 ‘불발’

  • 등록 2017-08-13 오후 1:42:52

    수정 2017-08-13 오후 1:49:27

<자료=주택금융월보> (단위:억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보금자리론 등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저리의 주택담보대출을 공급하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건전성에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 정책모기지 공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 필요한 지급보증 여력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주금공은 이에 따라 최근까지 정부에 자본확충을 요청했지만 ‘일자리창출’이 우선이라며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간 6·19 및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실수요자를 위해 정책모기지를 차질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지급보증 배수가 자본금의 43.6배까지 치솟았다. 주금공이 보금자리론 등의 정책모기지를 공급하려면 MBS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MBS발행에는 주금공 보증이 필요하다. 주금공은 주택금융공사법에 따라 이 보증을 자기자본의 50배까지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35~40배 수준으로 관리해왔다. 하지만 정책모기지 공급이 늘면서 이미 5월말 현재 이 ‘지급보증배수’가 44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43.6배가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보금자리론 등의 정책모기가 많이 판매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1~6월)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포함)은 10조3052억원이 팔렸다. 지난해 같은기간 5조4037억원에 견줘 1.9배 불어난 규모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이면서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대 3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이다. 2%대 후반 금리라 시중은행보다 이자가 싸고 시중은행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소득요건이 없고 9억원짜리 주택까지 구입할 수 있는 등 자격요건이 덜 까다로운 적격대출도 7조5073억원치 나가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문제는 주금공의 자본확충에 정부가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월말 현재 주금공 자본금은 1조8316억원이며 정부(1조800억, 59%), 한국은행(6450억, 35.2%), 주택도시기금(1066억, 5.8%)이 출자한 상태다. 주금공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도 자본확충 관련해 협의를 했지만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돈을 쓰는 게 우선인 입장이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다만 지금도 계속 협의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금공은 정확한 자본확충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주금공은 지난해 연말에도 2000억원대 자본확충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주금공이 목표하고 있는 정책 모기지 공급액이 40조원에 달하는 데다 금융당국 역시 주금공 자본확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마냥 미룰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 최종구 금융위원회장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 자료에서 “안정적인 정책모기지 공급을 위해 주금공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책모기지는 정부가 그간 6·19 및 8·2 대책 등 돈줄 죄기에 나설 때마다 실수요자 대책으로 내세웠던 상품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금공 자본금 확충에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해 정부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면서도 “현재 지급보증배수는 적정 수준을 넘어섰고 서민 주택금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자본금확충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안 된다고 다음에도 계속 안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협의가 중요하다”며 “재정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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