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이상용 감독, 천만의 무게→변화로 얻은 자신감 [인터뷰]

"'범죄도시', 내 인생작…후반의 인생과 기회 열어줘"
"마동석, 촉과 선구안 남다른 영화인…닮고 싶은 사람"
  • 등록 2023-06-01 오후 4:33:54

    수정 2023-06-01 오후 4:33:54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범죄도시’ 시리즈는 사실상 제 인생작이죠. 제 후반의 인생을 열어주고 기회를 열어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좋은 배우들을 많이 알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고.”

데뷔작인 영화 ‘범죄도시2’로 천만 타이틀을 획득한 이상용 감독이 1년 만에 후속작 ‘범죄도시3’로 돌아왔다.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2’는 엔데믹을 향한 기대감, 속을 뻥 뚫리게 하는 유머와 액션으로 대중의 입소문을 타고 팬데믹 최초 천만 관객을 넘어서는 기적을 일으켰다. 손석구, 박지환 등 연기력과 매력을 갖춘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해냈고,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성공한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뜻깊은 선례를 남겼다. 지난해 시즌2를 향한 사랑과 후속작이라는 기대감,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들의 흥행 실패를 향한 아쉬움. 여러 간절함과 마음들이 겹쳐서일까, ‘범죄도시3’는 개봉하자마자 전작을 뛰어넘는 기록과 흥행세로 또 한 번 기적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시리즈 흥행엔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마동석만큼이나 이상용 감독의 공이 크다. ‘범죄도시’ 1편의 조연출부터 쭉 시리즈에 몸담은 이상용 감독은 이 시리즈를 위해 개인의 삶을 갈아 넣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3’ 개봉 직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범죄도시3’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액션 영화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는 개봉일인 전날 하루에만 74만 534명의 관객들을 동원했다. 개봉일이 평일이었음에도 50만 명이 훌쩍 넘는 관객들을 극장에 불러모은 것이다. 누적 관객 수는 122만 3875명이다. 누적 관객 수 1269만 명을 기록했던 전작 ‘범죄도시2’의 오프닝(46만 7483명)은 물론 역대 흥행작 1위인 또 다른 천만 영화 ‘명량’(68만 2701명)의 개봉일 성적도 가뿐히 넘어섰다. 앞서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27일~29일) 3일간 진행했던 유료 시사회에서도 48만 명을 동원해 높은 관심을 입증한 바 있다. ‘범죄도시’ 1편의 조연출을 시작으로, 2편을 통해 입봉해 천만 감독에 등극한 이상용 감독이 3편에서도 메가폰을 잡았다.

이상용 감독은 “4년간 한 작품 시리즈에만 매달리다보니 3편을 내놓은 지금에서야 끝난 기분이 든다. 이제야 데뷔를 한 기분”이라고 첫 소회를 밝혔다. 그는 “‘범죄도시2’가 천만을 넘었을 때도 3편 오디션을 보고 있어서 기분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며 “후속편을 어떻게 찍을지 고민하며 지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도 긴장을 놓지 못했다. 3편을 통해 관객분들이 후속편인 4편을 기대하시게 만들어야 하니까. 어떤 평가를 내리실지 두려우면서 기대도 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범죄도시3’의 경이로운 오프닝에 대해서도 “‘범죄도시2’를 보신 관객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영화관 사정이 많이 안 좋은데 많이 찾아주셨으니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상영이 끝나고 구체적인 평가를 다 받고 난 뒤에야 구체적인 소회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상용 감독이 이번 시리즈에서 마동석과 가장 공을 들인 요소는 ‘캐릭터’였다. ‘범죄도시3’에선 마석도의 환경이 금천서에서 광수대로 바뀌면서 빌런은 물론 마석도를 둘러싼 모든 주변 인물들이 새롭게 구성됐다. 다음 시리즈를 향한 관객의 기대와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이전 시즌을 답습하지 않으려 한 고민의 결과다. 관객들의 적응을 돕고 마석도와 신선한 케미를 보여주기 위해 캐릭터 각각의 매력을 조명하는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이상용 감독은 “2편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전작의 인물들이 없어) 서운해하실 수 있지만, 이 시리즈가 3편이 끝은 아니니까 아쉬워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4편도 촬영이 끝났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히 잘 나왔다더라. 저 역시 관객으로서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 언젠가는 꼭 했었어야 할 시도였다. 그 시도가 제가 맡은 3편에서 이뤄져 개인적으로 뜻깊고 재미있었다”며 “배우들이 너무 잘해준 덕이다. 새로운 얼굴로서 그들의 부담이 상당했을텐데 잘해줘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입봉작에 천만 감독 타이틀을 획득한 부담감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3편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2편이 너무 잘되다 보니 부담이 생겼지만, 다른 한편으로 3편을 더 열심히 참여할 수 있는 원동력도 됐다”며 “힘들고 부담되지만 내가 먼저 이 작업을 재미있게 찍어야 그 에너지를 관객들이 이어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즐겁게 임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마석도를 대하며 발생하는 신선한 리액션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다. 완성본에도 그런 과정이 잘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2편의 경험 덕분에 자신감도 얻었다고 한다. 이상용 감독은 “2편에서 가장 큰 아쉬움은 ‘코로나’란 환경이었다. 팬데믹의 잔재로 장소 헌팅 등 제약이 심했다”며 “3편은 2편 때보다 덜했지만 여전히 제약이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2편에서 쌓은 경험이 있으니 마동석 선배와 제작자, 스태프들과 합심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재미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시리즈를 연달아 연출하며 마주한 최대 임무는 ‘다음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는 일이었다. 이 감독은 “‘범죄도시3’ 하나만 잘 되고 끝나선 안된다”며 “기대감이 지속돼 다음 시리즈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이번 촬영의 최고의 목표역시 ‘기대감이 깃든’ 재미를 주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이를 위해 마동석을 만나 휴일 없이 하루 12시간 회의를 거쳐 쉴새 없이 수정하고 각색하는 작업을 반복했다고도 부연했다.

또 “시리즈가 살아남기 위해선 관객 반응이 가장 중요한데, 그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플 것 같다”며 “현재까지 다른 계획도 없다. 관객들의 판단을 받아든 이후 제 신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책임감도 드러냈다.

수 년간 ‘범죄도시’ 시리즈에 몸담으며 동고동락한 배우 겸 제작자 마동석을 향한 존경과 신뢰도 내비쳤다. 그는 “배우로서의 마동석은 촉이 남다른 연기자”라며 “현장에서의 그는 자기 연기만 신경쓰지 않는다. 다른 배우와 스태프들을 하나하나 케어할 줄 아는 세심한 사람이다. 한 신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아차리는 기민한 배우로, 자신이 아닌 영화 자체를 위해 연기하는 사람이란 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 또 “다른 작품에서도 그랬는데 ‘범죄도시’ 시리즈에선 더욱 많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셨다. 마동석 선배 덕에 촬영 중간중간 웃음이 터진 적도 많았다. 감독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열심히 고민해 여러 시도를 하는 것. 배우로서 그의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

마동석이 제작자로서도 선구안이 남다른 사람이라는 극찬도 이어졌다. 이 감독은 “영화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넘친다”며 “배우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시나리오와 시놉시스를 계속 써 나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나리오 작가들을 만나 끊임없이 회의를 하신다. 영화인으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닮고 싶은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에게 이번 3편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감독은 “포스터에 마석도가 박히는 순간 모두가 아는 뻔한 영화가 된다. ‘마석도의 권선징악’ 한 단어로 설명될 수 있는 영화”라면서도, “다만 그 아는 맛을 느끼는 과정만큼은 새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배우진 변경을 비롯해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선택들에 도전했다는 뿌듯함이 있다. 이번 도전이 앞으로의 내 영화인생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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