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활성화' 물꼬 트이나...보험개발원, 대학병원에 통계 지원 SOS

해외 통계로 만든 '펫보험' 한계…자체 통계 마련 '분주'
대학병원, 반려동물 양질 데이터 보유…서울대 등 접촉
"자체통계 생기면, 펫보험 다양화·적절한 가격책정 가능"
  • 등록 2023-08-13 오후 3:05:46

    수정 2023-08-13 오후 7:10:49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정부의 펫보험 활성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통계 확보에 분주한 보험개발원이 국내 대학병원들에게 SOS를 요청한다. 대형 동물병원 및 반려동물 질병 관련 데이터를 대규모로 갖고 있는 대학병원들과 협력해 보험업계 펫보험 개발 지원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간 펫보험 상품 다양화의 걸림돌로 ‘통계 확보의 어려움’이 꼽혀 온 만큼, 이번 협력이 성사되면 지지부진했던 펫보험 활성화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서울대학교, 경북대학교 등에 통계 관련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경북대학교는 수의학과 특화에 부설 기관(병원)을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곳 모두 질병·치료 등 국내 반려동물의 질 좋은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셈이다.

보험개발원이 대학병원들과 접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배경엔 ‘정부의 펫보험 활성화’가 있다. 앞서 정부는 전체 반려동물(개·고양이) 대비 가입률이 1%에도 못 미치는 펫보험 가입을 활성화할 방안을 내달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보험개발원도 펫보험 활성화 전략의 첫 단추를 ‘국내 통계 확보’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 통계가 아닌 자체 통계를 산출할 수 있어야 정밀한 보험 요율(보험 계약시 보험료 결정 비율) 작업이 가능하고, 다양한 펫보험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보험개발원은 보험 업계 통계를 체계적으로 통합해 위험별 평균 요율을 산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국내 펫보험 상품 다양화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품종·질병·치료비 등에 대한 자체 통계”라며 “관련 데이터 집적도가 높은 대학병원에 접촉해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마땅한 데이터가 없어 펫보험 상품을 개발할 때 해외 논문, 통계 등을 활용해야 했다. 이 데이터들은 한국상황과 딱 맞지 않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장 많이 기르는 견종 자체도 해외와 달라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사들은 반려동물 종별로 의료비용도 상이해, 적절한 요율 산정과 가격 책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실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2017년 발표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가장 많이 기르는 견종은 1위 ‘미니푸들’, 2위 ‘치와와’, 3위 ‘닥스훈트’인 반면 한국 가정은 ‘말티즈’, ‘푸들’, ‘시추’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자체 데이터가 있는 보험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데이터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손해율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결국 적절한 통계가 확보되지 않으면 ‘통계 부족→보수적인 위험률 가정→보험료 상승’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반려동물에 가입한 반려가구가 보험을 이용하면서 느낀 주된 불편 사항 설문 결과, ‘치료비 보상률이 낮다’는 응답이 48.7%로 가장 높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할 보험이 없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보험사들도 보험료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손해율이 워낙 높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통계가 많아지면 보험료가 현실화되고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 일각에선 ‘자체 통계 마련’과 ‘진료 수가 표준화’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 다양화라는 방향성엔 공감한다”면서도 “대학병원들의 데이터 공유 협조가 담보된 게 아닌 데다 중병이 아닌 이상 동네 동물병원을 찾는 고객들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펫보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반료동물 진료비 표준화 등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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