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2020년 우리나라 성인의 비만율은 코로나19 유행 시작 전인 2019년 결과와 비교하여 남자는 6.2%p(41.8%→48.0%), 여자는 2.7%p(25.0%→27.7%p) 증가했으며, 대한비만학회에서 2021년 3월에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민의 체중 관리 현황에 대한 온라인조사’에서는 응답자 46%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체중이 3kg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켰다. 정부의 시책에 따라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사적인 만남을 자제하며 집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렸다. 그들은 집에서 무엇을 했을까? 집밖에서 하던 운동을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바꿔서 신체활동량을 유지하거나 외식하는 대신에 집에서 밥을 직접 해 먹은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집안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TV 등 영상을 보는 것과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억제를 위해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국민의 신체활동량을 감소시키고,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증가시켜 국민의 비만 및 비만 관련 만성질환의 위험을 중장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2년이 지나 3년을 향하고 있다. 2년이 넘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감소한 신체활동과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에 익숙해졌다면 코로나19 유행이 종료되고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해지된다 해도 자동적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체중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비만율 또한 당분간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조영규 교수는 “지금까지는 코로나19 감염 자체로 인한 건강위험이 워낙 컸기에 국민의 건강 습관 악화로 인한 중장기적인 건강위험에는 관심을 둘 여력이 없었지만, 이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망가진 국민의 건강 습관의 회복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펼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