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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홀 승부가 아닌 1홀에서 우승자를 가리는 연장전은 강심장일수록 유리하다. 이다연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큰 대회에서 강한 선수라는 평가를 듣는다. 통산 7승 중 3승을 메이저 대회서 차지하면서 붙여졌다.
2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은 선수들 사이에서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꼽힌다.
메이저 대회는 아니지만, 우승상금 2억7000만원으로 KLPGA 투어에선 한화클래식에 이어 상금 규모로는 두 번째다.
3차 연장까지 이어진 승부는 결정력에서 우승자가 가려졌다.
이다연은 “(파 퍼트를 놓치고) ‘또 2등으로 끝날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이민지 선수가 파 퍼트를 놓쳤을 때 나 역시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천금의 기회를 잡은 이다연은 3차 연장에서 약 7m 거리의 버디를 넣어 파에 그친 이민지를 꺾고 우승했다.
이다연은 “결과를 예측하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과 믿어야 할 것을 믿고 치자는 마음뿐이었다”라며 “이민지 선수가 더 가깝게 붙여놨고 안정적으로 치기보다는 확실하게 치자는 생각으로 친 게 버디가 됐다. 정말 극적이었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이 났다”고 길었던 승부의 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큰 경기에 강하다는 말을 하는데 나 자신에게 큰 힘이 되고 자신감이 생긴다”라며 “내가 경기하는 스타일이 메이저나 큰 대회의 코스 세팅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통산 8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연장 승부가 처음이었던 이다연은 “연장을 시작하면서 ‘못해도 2등이다’라는 마음이었고, 못해도 2등이니까 할 것만 하면서 자신 있게 하자는 마음이었다”라며 “첫 연장에서 이렇게 우승하게 돼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또 연장전을 하면 우승을 할 수도 있고 2등도 할 수 있겠으나 이번 연장전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상금 2억7000만원을 받은 이다연은 시즌 상금 6억8508만6333원으로 늘려 상금랭킹 3위로 올라섰다. 올해 두 번의 우승으로 받은 상금만 5억400원이다.
2년 전 같은 대회에서 연장 끝에 송가은에게 져 준우승했던 이민지는 이번에도 우승의 벽을 넘지 못했다.
1차 연장에서 탈락한 타와타나낏이 이민지와 공동 2위에 올랐고, 이소미는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쳐 4위,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김수지는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쳐 배소현과 함께 공동 5위로 마쳤다.
KLPGA 투어에서 지금까지 단일 시즌 상금 10억원 고지에 오른 선수는 2014년 김효주(12억897만8590원), 2016년 박성현(13억3309만667원),고진영(10억224만9332원), 2017년 이정은(11억4905만2534원), 2019년 최혜진(12억716만2636원), 장하나(11억5772만3636원), 2021년과 2022년 박민지(2021년 15억2137만4313원, 2022년 14억7792만1143원), 2022년 김수지(10억825만549원)에 이어 이예원이 10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