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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연 3%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여만이다. 같은기간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525%포인트(4.478%→3.953%) 하락한 영향이다. 시장 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해외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국내외 긴축 종료에 대한 전망이 커져 하락세가 빨라졌다.
여기에 은행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금융당국 등의 요청이 커지면서 은행이 스스로 ‘상생금융’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0.3%포인트까지 내린 것도 대출금리 하락에 한몫을 했다. 은행채 낙폭(0.525%포인트)보다 실제 금리 하락폭(0.750%포인트)이 더 크기 때문이다.
주담대만이 아니다. 은행채 1년을 준거금리로 삼는 신용대출 금리도 지난달 31일 연 4.750∼6.120%로 한달새 하단과 상단이 각각 0.670%포인트, 0.330%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채 1년물이 같은기간 0.339%포인트 떨어진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시중은행에서 주담대를 최저 연 3%대로 빌릴 수 있게 되면서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9억원 집을 담보로 최대 5억원까지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로 빌릴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도 4월 금리가 최근 동결됐다.
이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우대형이 연 4.05%(10년)부터 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부터 4.45%(50년) 금리가 적용된다.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사회적 배려층 등의 우대금리를 반영할 경우 최저 연 3.25%(10년)부터 연 3.55%(50년)가 적용되지만, 통상 우대금리를 받지는 못하기 때문에 연 3%대 중반으로 떨어진 시중은행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은 상황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이나 미국 금융시장 등 대내외 환경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시장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수신금리도 기준금리(연 3.50%)를 하회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최고우대금리를 기준으로 현재 연 3.40∼3.80%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현재 3.80%로 제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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