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50조원은 대체 어디로 갔나요?

  • 등록 2011-11-28 오전 11:03:50

    수정 2011-11-28 오후 12:19:07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작년 이맘때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자 온갖 장밋빛 전망과 분석이 쏟아졌다. 24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는 그나마 애교에 가까웠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의 각국 정상들 얼굴이 신문에 실릴 때는 "G20 효과가 450조원에 달한다"는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본부 발표까지 나왔다.

450조원의 근거는 간단했다. 금융위기 이후 G20을 통한 국제공조 성공을 실패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국내에 미친 경제효과가 450조8000억원이라는 분석이다. 고용으로 따지면 약 242만명을 취업시킨 것과 맞먹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G20이 한국의 우수함을 널리 알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계 주요국 정상은 한국의 빠른 발전을 자신의 눈에 담을 수 있었다. IT 기술이나 전통 문화, 음식에 감탄한 정상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심지어 작년 G20이 개최될 때는 그리스, 미국 위기가 불거지며 불안감이 조성되던 시기였다. 때마침 서울에서 G20이 열리면서 `한국 역할론`이 부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체감하는 느낌은 다르다. G20은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뻥튀기 외교`사례로까지 꼽힌다. "450조원은 언제 입금되나요?", "G20 한번만 더 유치하면 온 국민이 놀고 먹을 수 있습니다"라는 인터넷 기사 댓글이나 SNS 메시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G20 개최 효과가 태생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은 어지간한 경제 전문가들이 다 알고 있다. 1박2일간 진행된 회의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었겠느냐는 설명이다. 심지어 G20에서 합의했던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은 27일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의 진전사항과 향후 과제`란 보고서에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스템 개편 등과 관련된 중요 의제들의 추진동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의 무역담당 직원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G20 개최로 국격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거래처에서 G20 한국 개최를 모르고 있었다. 거액을 들인 정치적인 이벤트 쇼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무역협회는 G20 띄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28일에는 부회장이 참석한 `G20 비즈니스서밋의 역사적 의미와 성과를 되새기기 위한 기념동판 제막식`까지 열었다고 한다. 홍보도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 무역협회는 이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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