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벨 캐나다가 엄청난 투자수익을 올리기까지- AWSJ

  • 등록 2000-08-30 오후 2:28:26

    수정 2000-08-30 오후 2:28:26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 벨 캐나다 인터내셔널과 AIG가 어떻게 한솔M.com에 투자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는 지에 대해 1면 좌측 기사로 상세하게 보도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벨 캐나다와 AIG이 투자수익을 거둔 사실은 외국인의 관점에서는 한국 투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벨 캐나다와 AIG는 최근 한국의 한 이동통신회사에서 12억 달러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2년이 안된 시기에 5배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라였던 한국은 금융위기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문을 열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1998~1999년중 200억 달러가 넘는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이 유입됐다. 물론 벨 캐나다와 AIG가 투자하고 투자금을 빼기 까지의 과정이 쉽 지는 않았다.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정치적 스캔들이 투자에 위협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투자를 했고 수익을 낸 뒤 탈출할 수 있었다. 이번 성공은 절묘한 타이밍과 20년을 거슬러 올라간 인간 관계, 투자비용이 솟구칠 때 빠질 줄 알았던 미국 교육을 받은 경영진 덕분이었다. 벨 캐나다가 한솔M.com의 경영감독을 맡고 한국통신에 주식을 매각한 것은 한국의 기업문화에 있어서 분기점이 된다. 외환위기 이후 첫번째 대규모 투자였을 뿐 아니라 외국회사가 처음으로 한국 통신회사의 최대 주주가 됐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외국인 투자자가 정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현금 다발을 갖고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UBS워버그 증권 서울의 매니징 디렉터인 리처드 사무엘슨은 "큰 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 계약은 정치적으로 이슈화가 될 만큼 큰 건이었다. 그러나 방해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젠트 퍼시픽 그룹의 매니징 디렉터인 줄리안 마요는 "탈출구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며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1998년초 벨 캐나다와 AIG는 이미 3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한솔M.com에 주목했다. 그리고 휴대폰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이 계약은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어렵지 않게 재가를 받았다. 사실 델 캐나다의 데렉 버니 회장은 1980년 주한국 캐나다 대사였다. 그는 당시 대통령에게 사형 선고를 받은 정치인에 대해 사형집행을 하지 말아달라고 청원한 여러명의 외교관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지금 사형선고를 받은 정치인은 대통령이 돼 있다. 한솔M.com의 조동만 부회장은 버니 회장의 과거 행동이 계약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1998년초 함께 김대중 대통령을 찾았을 때 조 부회장은 이 일을 상기시켰고 그 때문에 분위기가 아주 좋게 흘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솔M.com이 휴대폰 사업권을 따기 위해 정부 관료에게 로비를 했다는 정치 스캔들이 터지면서 계약이 무산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당시 조 부회장은 검찰에서 180시간이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조 부회장의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확인시켜 줌으로써 1998년 9월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다. 그 때 벨 캐나다는 1억5900만 달러, AIG는 1억600만 달러를 투자해 각각 23.3%, 15.5%의 지분을 확보했다. 최대 주주가 된 벨 캐나다와 AIG는 16명의 이사 자리중 4개, 2개를 확보했다. 그리고 회사 경영은 한국인 경영진이 맡기는 했지만 중요한 결정은 동의를 받도록 했다. CFO는 벨 캐나다측이 맡았다. 처음에는 이 계약이 대박인 것처럼 보였다. 1998년 초부터 1999년 말까지 한솔M.com의 시장 점유율은 매년 2배씩 성장하는 한국 휴대폰 시장에서 두 배로 늘어났다. 벨 캐나다와 AIG가 처음 투자했을 때 6억7000만 달러 정도였던 시가총액은 기술주 거품이 거의 최고치에 달했던 기업 공개시에는 폭발적으로 증가, 두 회사의 지분은 시가총액으로 40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한솔M.com의 경우 가입자가 2년만에 3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늘어났지만 거의 수익을 내지 못했다. 조 부회장은 "미국에서는 50만 명의 가입자만 확보하면 엄청난 돈을 번다. 그러나 (경쟁 때문에) 휴대폰을 거줘나눠줬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조 부회장의 시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당초 그는 한국 최대의 휴대폰 서비스업체를 운영하려는 꿈을 갖고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노스웨스턴대 MBA 출신인 그는 냉정한 투자자처럼 적절한 시기에 파는 것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기업공개 한 달전인 1999년 11월 한솔과 벨 캐나다, AIG가 탈출 전략에 동의했다. 조 부회장은 "비이성적인 경쟁을 지탱하는 것은 주주나 종업원에게 좋지 않았다"고 말한다. 확실한 구매자가 있었기는 하지만 매각에는 장애물이 있었다. 협상을 시작했을 때 기술주는 치솟고 있었다. 벨 캐나다와 AIG, 한솔은 주당 7만 원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버블이 꺼지면서 그들은 주당 3만 원 수준에서 팔 수 밖에 없었다. 차액은 25억 달러나 된다. 첫번째 구매자로 등장한 곳은 LG텔레콤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가격 차이로 협상이 무산됐다. 1월6일 6만3300원까지 갔던 주가는 4만원까지 내려가 있었다. 그리고는 한국통신이 매입의사를 밝혔으나 3월에는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졌다. 한솔M.com의 집행 부사장인 사무엘 권은 "한국통신은 큰 인수를 해본 적도 없었고 시기도 안좋았다"고 말했다. LG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왔다. 3주간의 집중적인 협상 끝에 협상이 거의 타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4월28일 초 저녁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변호사와 투자은행 관계자들이 호텔 방에서 계약서 초안을 다듬고 있는 동안, 벨 캐나다의 아시아 대표인 Mr 체가 LG측과 최종 미팅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래층에서 매수자측을 만나고 1시간 만에 돌아온 체가 협상이 다시 깨졌다고 말했다. 벨 캐나다를 대리한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사장인 매튜 긴스버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믿을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2~3시간 후면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뉴욕에 있었다. 나스닥 주가가 급락하면서 한솔M.com 주가도 60%나 하락, 2만5000원까지 하락해 있었다. LG텔레콤의 인수가격은 대략 5만원 선이었다. LG의 대변인인 수 김은 가격에 불안해 했다고 말한다. 계약이 성사되지도 않았고 홍콩으로 돌아갈 비행기도 없었기 때문에 20여명의 협상팀은 하얏트 호텔의 J.J.마호니스에서 술을 퍼 마셨고, 조 부회장은 호텔 방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나 탈출 전략이 실패할 즈음 한국통신이 새로운 제안을 해왔다. 가능한 빨리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신문들이 정부가 대주주인 한국통신이 외국인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주어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언론들이 협상을 주시하자 양측은 홍콩과 서울의 르네상스 호텔을 오가면서 비밀스럽게 협상을 진행했다. 결국 6월 첫째주 관계부처에서 거래를 승인했고, 한 주 뒤에 청와대에서 OK 사인이 나왔다. 서울 근교의 한 골프 클럽에서 양측 실무진이 가격을 뺀 나머지 사안을 최종 검토하는 동안, 양측 대표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밀리에 접촉을 갖고 최종 타결을 보았다. 이로써 벨 캐나다는 9억9500만 달러, AIG는 6억 달러를 챙겼다. 7월26일에 거래가 끝났다. 한솔M.com의 어제 종가는 1만5900원이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긴스버그는 "결국 한국통신과 함께 방안에 들어간 벨 캐나다, 한솔, AIG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조언자나 변호사도 없이 그들이 계약을 성사시켰고 악수를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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