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신년사

  • 등록 2004-12-31 오후 12:58:46

    수정 2004-12-31 오후 12:58:46

[edaily 홍정민기자] 친애하는 금감위와 금감원 임직원 여러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마다에도 행복이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을유년 새해는 우리 금감위와 금감원이 계획하는 일들을 성공적으로 이루는 한 해, 그리고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우리 감독당국이 두터운 믿음과 뜨거운 격려를 받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여러분과 함께 각오를 새로이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우리 감독당국은 위험을 다루는 업무의 특성상, 격려보다는 비난을 받기 쉽습니다. 이는 중병을 고치는 의사는 각광을 받으나, 병을 예방하는 의사는 그렇지 못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때 일수록 감독당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새해 국내 경제에 대한 각종 전망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면이 우세합니다. 먼저, 글로벌경제의 성장 둔화와 원화절상압력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의 성장률이 작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기업의 설비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전년보다는 다소 살아나면서 내수의 완만한 성장이 기대됩니다.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많은 기관에서 5% 이하로 전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나 소위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의 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등의 문제를 감안하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둡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실물경제의 부진은 가계와 중소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약화시켜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우려는 은행권보다 자본충실도가 낮은 서민금융회사 등 비은행권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금융회사나 투자주체는 자산가격의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금융시장에서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우리의 시장감독 노력이 더욱 요망됩니다. 또한, 올해에는 증권관련 집단소송 제도가 시행되면서, 회계나 공시와 관련하여 갈등소지가 클 수 있으며, 기업의 M&A 관련 법규, 제도에 대한 문제제기와 논란이 그 어느 해보다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한편,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로 인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구도에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는 법과 원칙에 충실한 감독기조를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제가 취임사에서 강조했듯이, 감독정책을 수행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요인을 고려하다 보면 어려움만 더해집니다. 법과 원칙에 충실할 때,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포괄적으로 올해의 감독정책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금융산업의 건전성 측면에서 실물경기 부진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합리적 대출관행을 정착시키는 한편 적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신속히 시정조치를 부과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감독강화가 신용경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된 감각과 정책집행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문제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해서 풀어내야 할 과제이므로, 경제의 틀과 변화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바탕으로 유관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성숙된 시장관행을 정착 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시중 부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인하여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감독상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공정한 금융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회계?공시 제도와 관행의 개선 및 불공정거래 근절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과 적대적 M&A 우려로 인한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데에도 감독역량을 기울여야 합니다. 셋째, 금융규제 개혁과 금융감독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도모하기 위한 업무영역 규제 등은 과감히 완화하되, 공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주주 자격심사 등의 규제는 강화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한편, 우리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조직개편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부서간, 그리고 구성원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RM(Relationship Manager)체제의 정착, 리스크 중심의 검사 강화 등 검사업무에 있어서도 큰 진전을 기대합니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우리의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금감위와 금감원 임직원 여러분, 풀을 베는 사람은 들판의 끝을 보지 않습니다. 소명의식을 갖고 맡은 일 하나하나에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성심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지구촌 시대에 맞는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수동적 태도와 안이한 업무추진으로는 변화와 창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선진금융을 쫓아갈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우리 스스로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여러분께 호소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은 매우 어렵고 복잡합니다. 많은 갈등이 여러 분야에서 내연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우리의 조국을 위해, 또한 우리 금융감독기구의 선진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을유년 새해에도 여러분의 창의와 열정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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